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조만간 본격적인 관측 활동에 나서는 가운데, 우주가 아닌 지상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관측 장비가 조성되고 있다. 주인공은 능동광학(active optics)과 적응광학(adaptive optics) 기술을 적용해 초당 무려 1000회 주경 수정이 가능한 유럽 초대형 망원경(Extremely Large Telescope, ELT)이다.

유럽남천천문대(European Southern Observatory:ESO)는 지난 4월 11일 건설 중인 ELT의 최신 사진을 공개하며 우주 마니아들의 시선을 끌었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들어서는 역대 최대급 지상 관측 장비를 담은 이 사진은 영화 ‘스타워즈’의 주요 무대 타투인(Tatooine)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사진 속 공처럼 보이는 것은 아타카마 사막 세로 아마조네스 산정에 건설 중인 ELT의 토대다. 파노라마 화상을 평면에 얹는 스테레오 투영법으로 제작된 이미지 덕에 완공 전의 ELT의 대략적인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 세로 아마조네스 산정에 조성되는 ELT <사진=ESO 공식 홈페이지>

토대 위에 건설되는 돔에는 무려 구경 39.3m의 어마어마한 주경 M1이 수납된다. 이 주경은 육각형 거울 798장을 이어 붙여 완성된다. 능동광학을 적용, 고정밀 센서 시스템에 의해 실시간으로 제어 가능하다.

또 다른 M4 망원경은 요동치는 대기의 영향을 보정하기 위해 1초에 1000번이나 거울 각도 등을 변형할 수 있다. 첨단 적응광학(보상광학)을 활용한 덕이다. 이는 말 그대로 맺히는 상을 보정하는 기술로, 능동광학과 더불어 ELT의  아주 세밀하며 선명한 관측을 가능하게 한다.

ELT의 규모가 와닿지 않는다면 그간의 대형 망원경들과 주경 크기를 비교하면 된다. 아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제법 큰 관측 장비들이다.

-스바루 망원경 : 세계 최대의 단일 반사경. 주경 직경은 8.2m
-제미니 천문대 : 하와이 마우나케아 및 칠레 세로파촌에 각각 주경 8.1m의 쌍둥이 망원경을 운용 중이다.
-카나리아섬 거대 망원경(Gran Telescopio Canarias, GTC) : 주경 10.4m급. 세계 최대 단일 조리개 탑재
-켁 천문대 : 10m급 대형 망원경 두 대 운용
-초거대망원경(Very Large Telescope, VLT) : 8.2m 주경 4개로 구성
-거대 마젤란 망원경(Giant Magellan Telescope, GMT) : 24.5m급 주경 탑재
-30미터 망원경(Thirty Meter Telescope, TMT) : 30m급 주경 탑재

ELT 이전에 주경이 가장 큰 지상 관측 장비인 TMT <사진=TMT 공식 홈페이지>

ELT의 39.3m급 주경은 TMT 마저 주눅 들게 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ELT는 최적의 관측 환경을 위해 광해로부터 완벽한 격리를 염두에 뒀다. 사진을 보면 ELT는 인근 도시에 의한 광해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 세로 아마조네스 고원은 해발 3000m에 위치해 연간 320일 이상 구름 없는 밤이 이어져 우주 관측에 있어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2025년 완공 예정인 ELT는 그로부터 2년 뒤인 2027년 본격적으로 관측 활동을 시작한다. 지금까지 지상 관측 장비 중 가장 큰 주경과 진보한 기술이 동원된 ELT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등과 함께 우주의 미스터리를 풀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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