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도 주목한 회절식 솔라 세일(Solar Sail)이 실현될지 관심이 집중됐다. 돛처럼 생긴 반사판에 태양빛을 받아 복사압으로 추진력을 얻는 솔라 세일은 우주 탐사의 중요한 기술 중 하나다.

NASA는 최근 공식 트위터를 통해 혁신적 우주 개발 기술을 지원하는 'NIAC(NASA Innovative Advanced Concepts)'의 2022년 페이즈III 프로젝트 '회절식 솔라 세일(The Diffractive Solar Sailing project)'을 소개했다.

솔라 세일은 바람을 이용해 바다를 횡단하는 돛단배처럼 태양광이 금속제 돛에 충돌했을 때 발생하는 복사압을 추진력으로 삼는다. 태양광은 무한정 존재하므로 기존 추진 연료에 비교해 비용과 안정성 면에서 특장점을 갖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팀이 주도하는 '회절식 솔라 세일' 개발은 회절현상을 이용해 빛을 편향시켜 태양 복사압을 발생한다. 회절식 솔라 세일은 태양광 입사 방향의 수직에 가까운 각도에서 추진력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 덕분에 광자가 만들어내는 힘을 기존 반사식 솔라 세일보다 23% 더 낼 수 있다.

회절식 솔라 시스템의 개념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가 '회절식 솔라 세일'에 페이즈III를 부여한 것은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NIAC 프로젝트는 실현 가능성이나 기술 성숙도 레벨(TRL) 향상을 목표로 하는 페이즈I(최대 9개월), 개발을 위한 로드맵을 그리는 페이즈II(최대 2년), 실행을 전략적으로 계획하는 페이즈III(최대 2년)로 구성된다. 올해 페이즈III 공모는 지난해 12월 시작됐고 주제 선정은 지난 5월 말 이뤄졌다.

솔라 세일의 아이디어 자체는 1970년대 후반 탄생했다. 당시 솔라 세일을 대중적으로 알린 인물이 위대한 우주 학자 칼 세이건이다. 현대식 솔라 세일의 유일한 실증 사례는 2010년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실시한 'IKAROS' 실험이다. 'IKAROS'를 포함한 기존 솔라 세일은 광자가 돛 표면에서 반사될 때 발생하는 태양 복사압을 추진력으로 하는 반사식이다.

반사식 솔라 세일은 돛의 면적이 클수록 태양 복사압도 커진다. 다만 돛의 면적이 너무 크면 질량도 증가해 추진 효율이 떨어져 설계자들은 고민할 수밖에 없다. 

궤도 속도를 가속하거나 감속하기 위해서는 솔라 세일의 돛을 태양광 입사 방향에 맞춰 기울일 필요가 있다. 돛의 기울기가 커지면 태양 복사압을 추진력으로 변환하는 효율이 떨어진다. 즉 반사식 솔라 세일은 복사 효율이냐 조작 효율이냐를 따져야 하는 트레이드오프 현상이 두드러진다.

찰스 볼든(76) 전 NASA 국장(가운데)이 2015년 12월 14일 앨라배마 헌츠빌 마셜 우주비행센터에서 솔라 세일 시스템에 대해 개발자들과 논의하고 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회절식 솔라 세일 시스템은 태양 연구에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의 북극이나 남극은 태양 활동을 밝히는 열쇠로 여겨진다. 태양의 극역을 관측하기 쉬운 극궤도에 기존 추진 시스템을 탑재한 탐사선을 투입하는 것은 어렵다. 지금까지 NASA의 '율리시스' 탐사선이 1.3천문단위(au, 지구와 태양의 평균 거리) 이내에 도달한 것이 고작이다.

유럽우주국(ESA)이 운용 중인 태양 탐사선 '솔라 오비터'의 경우 금성과 지구의 중력을 이용한 스윙바이로 궤도를 변경해도 태양으로부터 0.3au 이내, 경사각 25° 궤도에 도달하기까지 3년이 걸릴 전망이다.

NASA는 "회절식 솔라 세일은 행성 중력이나 추가 연료를 이용하지 않고도 태양으로부터 0.32au 이내, 경사각 60°의 궤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팀의 회절식 솔라 세일 연구에는 향후 2년간 200만 달러(약 26억3000만원)가 제공된다. 솔라 세일의 돛에 사용되는 메타물질의 최적화를 위한 지상 테스트에 자금의 대부분이 들 것으로 NASA는 예상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