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유럽인들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금박 청동 장신구에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벨트 버클로 보이는 유물은 개구리를 삼키는 뱀을 묘사한 점에서 미지의 이교와 연결될 수 있다고 학자들은 추측했다.

체코 마사리크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유럽 이교도들이 만든 것으로 생각되는 청동 유물을 소개했다. 장신구는 뱀이 개구리를 입에 넣는 상황을 제법 생생하게 묘사했다.

이 버클은 체코 브루노에서 남동쪽으로 약 60㎞ 떨어진 남모라바 주 도시 브르제츨라프에서 발굴됐다. 분석 결과 로스트 왁스 주조법(모형 주변에 주형물을 채워 가열하고 왁스를 부어 조형)을 썼고 금을 제법 두껍게 둘렀다. 연구팀은 7~8세기 제작된 이 버클이 그간 알려지지 않은 이교의 존재를 시사한다고 파악했다.

체코 브르제츨라프에서 장신구. 개구리를 삼키려는 뱀을 묘사했다. <사진=마사리크대학교 공식 홈페이지·Faculty of Arts>

조사 관계자는 "용 또는 뱀과 싸움은 여러 문화 속 우주 창조 신화의 기본적인 모티브로 여겨진다"며 "여기에 개구리가 낄 경우 종교, 풍습 등과 관련지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부 유럽에서는 전부터 광범위한 지역에서 이런 형태의 유물이 발견돼 왔다"며 "미지의 이교 신앙의 존재를 지적하는 견해가 전부터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뱀이 개구리를 삼키는 모티브의 장신구는 체코 브르제츨라프와 보헤미아, 독일, 헝가리 등 유럽 각지에서 출토됐다. 학자들은 기독교가 전파되기 전 중세 초기에 다양한 지역 사람들을 연결하는 미지의 이교의 유물이라고 의심해 왔다.

유럽 각지에서 발굴된 개구리를 삼키는 뱀 장신구의 앞면과 뒷면. A와 D가 체코, B는 헝가리, C는 독일에서 나왔다. <사진=마사리크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브르제츨라프 유적에서는 고대 게르만의 룬 문자가 새겨진 동물 갈비뼈가 발견되기도 했다"며 "뱀이 먹잇감을 삼키는 주제는 게르만, 아바르, 슬라브 신화에 모두 등장하며 보편적으로 이해되는 중요한 표의문자로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유물의 정확한 의미는 현재 추측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중세 초기 중부 유럽의 다양한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연결한 이교의 유물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버클에 관련된 7~8세기 고문서나 다른 단서가 추가로 발굴된다면 유럽의 광범위한 지역을 하나로 묶은 수수께끼의 종교 또는 문화의 존재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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