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으로 만들어진 청동기시대 화살촉이 발견됐다. 학계는 고대인들이 운석의 존재를 알았으며, 이를 적극 이용해 다양한 도구를 제작했다고 추측했다.

스위스 베른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19세기 발굴된 화살촉 성분 분석 결과 운철을 단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들여다본 화살촉은 길이 약 39.3㎜, 무게 약 2.9g으로 기원전 약 900~800년 번성한 뫼리겐 지역 청동기시대 주거지에서 나왔다.

스위스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발견된 화살촉. 재료가 운석임이 드러났다. <사진=베른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뫼리겐 청동기시대 주거지가 트반베르크 운석 낙하지점에서 불과 8㎞ 떨어진 점에서 고대인들이 금속제 도구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조사해 왔다. 마침 화살촉에서는 지구 대기권 바깥의 물체에만 존재하는 알루미늄-26 동위원소가 특정됐다. 게다가 운석에만 포함되는 철과 니켈 합금도 미량 검출됐다.

조사 관계자는 "화살촉에는 자작나무에서 얻은 것으로 보이는 고대 접착제 찌꺼기도 묻어있었다"며 "이로 미뤄 화살촉은 사냥이나 싸움 등에 동원된 실전 무기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화살촉을 구성하는 금속의 분석 결과 니켈과 게르마늄 농도가 트반베르크 운석과는 일치하지 않았다"며 "철운석으로 분류되는 IAB 운석으로, 트반베르크에 떨어진 것과는 다른 우주 공간에서 날아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고대인들도 운석의 존재를 알았고 이를 이용해 다양한 도구를 만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화살촉의 광물 조성 상 운석이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기 전 적어도 2t 규모였다고 추측했다. 청동기시대 지구에 충돌한 운석 중 화살촉의 것과 광물 조성이 비슷한 것으로는 에스토니아의 칼리야프 운석을 꼽았다.

조사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는 고대인들이 하늘에서 떨어진 광물을 적극 이용했음을 잘 보여준다"며 "기원전 800년 혹은 더 일찍부터 유럽 중앙부에서 운철이 사용되고 거래됐음을 보여주는 증거일 수도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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