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희귀 물고기 핑크핸드피시가 70m 깊이의 바다에서 발견됐다. 이 종이 활동하는 수위가 점점 깊어진다는 점에서 멸종을 막을 노력을 즉시 기울여야 한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호주 태즈매니아대학교 생물학자 네빌 배럿 부교수는 8일 공식 채널을 통해 최근 수중 카메라에 잡힌 핑크핸드피시를 보호할 정부·학계·민간 주도의 체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핑크핸드피시는 전문 잠수부들이 태즈메이니아 앞바다 70m 해저에 가라앉는 난파선을 탐색하는 도중 확인했다. 이 물고기는 양쪽 가슴지느러미가 길쭉해 마치 손처럼 땅을 짚고 다녀 재미있는 이름이 붙었다.
네빌 교수는 “핑크핸드피시는 이제 좀처럼 볼 수 없는 상당한 희귀종”이라며 “1947년 첫 발견 이래 호주 전체에서 단 몇 번밖에 목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잠수부가 촬영한 영상에는 온몸이 분홍색인 핑크핸드피시가 생생하게 담겼다”며 “아귀목으로 지금까지 5속 14종이 확인된 이 물고기는 부레가 없어 손 같은 가슴지느러미를 사용해 해저를 기어다닌다”고 덧붙였다.
잠수사들이 수심 70m에 가라앉은 난파선 주변에서 발견한 핑크핸드피시는 두 마리다. 첫 번째 물고기가 확인된 장소에서 불과 10m 떨어진 곳에서 한 마리가 더 확인됐다.
이중 한 개체는 몸길이 약 10㎝로 학명은 브라키옵실러스 다이안투스(Brachiopsilus dianthus)다. 전체 핑크핸드피시 중에서도 드물어 1947년 이후 호주에서 발견된 사례가 없다.
부레가 없어 오래 헤엄치지 못하는 핑크핸드피시는 해저에 딱 붙어 위장술을 사용한다. 학자들은 핑크핸드피시가 원래 수심 약 35m의 여울에 살지만 최근 환경이 변화하면서 훨씬 깊은 해저에 적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네빌 교수는 “2021년 남극연구소와 태즈메이니아대학교는 원격 수중 카메라와 자율형 수중 드론으로 수심 120m에도 핑크핸드피시가 서식하는 것을 알아냈다”며 “이는 핑크핸드피시가 학자들이 생각한 것보다 더 깊은 곳에 살도록 적응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수는 “핑크핸드피시는 온난화의 영향 때문에 얕은 바다에서 더 차가운 해저로 점점 이동하는 듯하다”며 “정부와 학계, 민간이 결합해 개체 수색 및 생태계 확인, 보전, 개체 확대 등 다각적인 노력을 즉시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