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밝아졌다가 갑자기 어두워지는 격변성(Cataclysmic variable stars, CV)이 외계행성을 찾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멕시코 누에보레온자치대학교(UANL) 연구팀은 최근 논문을 내고 태양계 외행성을 발견하는 새로운 대안에 관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밝기가 심하게 변화하는 변광성의 일종인 백색왜성과 항성에 주목했다. 거듭된 조사와 분석 결과 연구팀은 이 두 천체로 구성되는 격변성 쌍성(연성)이 외계행성 탐사에 획기적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했다.

백색왜성이란 태양처럼 비교적 가벼운 항성(태양의 8배 이하 질량)이 적색거성으로 진화한 뒤 가스를 잃고 핵만 남은 것을 의미한다. 지름은 지구와 비슷하지만 질량은 태양의 4분의 3 정도나 된다고 알려진 고밀도 천체다.

공전하는 외계행성으로부터 본 격변성의 상상도 <사진=Departamento de Imagen y Difusion FIME-UANL/ Lic. Debahni Selene Lopez Morales D.R. 2022>

격변성 쌍성은 이 백색왜성과 항성이 서로 근접한 궤도를 공전하는데, 항성으로부터 흘러나온 가스가 백색왜성에 유입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가스가 폭발적 열 핵반응에 이르면 백색왜성의 표층이 날아가는  ‘신성(nova)’이 벌어진다.

또한 가스가 계속 백색왜성에 유입돼 질량이 태양의 약 1.4배, 즉 찬드라세카르 한계(백색왜성이 스스로 중력붕괴하지 않는 최대 질량)에 도달하면 ‘초신성(supernova)’의 일종인 ‘원 에이형(Ia형) 초신성’이 일어나는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항성의 가스는 똑바로 백색왜성으로 향하지 않는다. 나선형을 그리면서 낙하함으로써 백색왜성 주위에 얇은 원반 구조, 즉 강착원반을 형성한다. 강착원반의 온도는 매우 높아 그 밝기는 백색왜성이나 항성을 압도할 정도다.

백색왜성을 가진 연성(쌍성)의 상상도 <사진=유럽남천천문대(EOS) 공식 홈페이지>

격변성의 빛 대부분은 강착원반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측된다. 소규모 폭발이 반복되는 격변성의 일종인 왜신성(Dwarf nova)은 백색왜성을 둘러싼 강착원반 상태가 때때로 변화하면서 생긴다는 게 천문학계의 견해다.

이런 격변성을 행성이나 갈색왜성이 공전한다 해도 일반적인 항성을 공전하는 행성과 같이 직접 발견하기는 어렵다. 연구팀은 다만 격변성을 공전하는 행성 등 제3의 천체는 항성으로부터 흘러나와 백색왜성 주위에 강착원반을 만드는 가스에 일정 영향(중력 등)을 미침으로써 격변성 밝기 변화에 영향을 준다고 봤다. 즉 이 밝기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면 격변성을 공전하는 제3의 천체를 간접적으로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이 논문의 핵심이다.

연구팀은 격변성 밝기 변화로 행성과 같은 어두운 천체를 찾아내는 방법을 검증했다. 총 4개의 격변성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팀은 기린자리 LU별(LU Camelopardalis)과 뱀자리 QZ별(QZ Serpentis), 살쾡이자리 BK별(BK Lyncis) 등 3개 천체에서 비교적 질량이 가벼운 제3의 천체가 공전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조사 관계자는 “세 개의 격변성 중 뱀자리 QZ별을 공전하는 천체의 추정 질량은 목성의 0.63배(지구의 약 200배)로 행성 범위에 들어 있다”며 “반면 기린자리 LU별과 살쾡이자리 BK별을 공전하는 천체의 추정 질량은 목성의 90배 안팎으로 갈색왜성의 상한을 다소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외계행성은 태양계 바깥의 천체를 도는 행성들이다. 천문학계는 1992년 중성자별의 일종인 펄사(pulsa) 주위를 도는 천체를 발견한 이래 30년간 총 5063개의 외계행성을 특정했다. 연구팀은 생명체 존재 흔적이 발견되는 외계행성 탐사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만큼,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조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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