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생각이 몸에 좋지 않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과도한 고민 등으로 머리를 혹사하면 뇌에 유독 물질이 쌓인다는 연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다.

프랑스 파리뇌연구소는 최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낸 논문에서 과한 두뇌 사용이 글루탐산의 뇌 축적을 유도, 정신적 피로를 야기한다고 밝혔다.

사람은 평소보다 뇌를 많이 사용할 경우 몸이 나른해지고 쉽게 피곤해지곤 한다. 이런 현상의 과학적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소는 뇌가 혹사당할 때 벌어지는 변화에 주목했다.

연구소는 피실험자들을 모집한 뒤 A와 B 두 그룹으로 나누고 A 쪽에는 두뇌를 동원해야 하는 테스트를 받게 했다. B 그룹은 A와 달리 뇌를 가급적 쓰지 않고 시간을 보내게 했다.

사람은 뇌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독성물질이 쌓여 피로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이후 연구소는 자기공명영상(MRI) 장치의 일종인 핵자기공명분광법(MRS)으로 A와 B 그룹 피실험자들의 하루 사이 뇌의 화학적 변화를 모니터링했다. MRS는 자기공명현상을 활용해 생체 내 대사물질을 비침습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A 그룹의 경우 평소보다 더 강한 피로감을 느꼈다는 피실험자가 많았다. 특히 MRS 상으로 뇌 전두엽의 일부분인 전두전야 시냅스의 글루탐산 농도가 높아졌다.

아미노산의 하나인 글루탐산은 뇌 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이다. 뇌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려면 글루탐산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분포하는 위치나 적정한 농도가 정상을 벗어나면 독소로 돌변한다.

실험 관계자는 “뇌 안에서 글루탐산이 과잉 상태가 되면 독성을 발휘해 신경세포를 죽일 수도 있다”며 “평소보다 머리를 많이 썼다고 느꼈다면 휴식과 안정을 권하는 건 다 이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머리를 너무 써 몸이 무거울 때는 다 내려놓고 쉬는 게 특효약이다. <사진=pixabay>

이 관계자는 “이번 연구에서 뇌를 많이 사용한 A 그룹 사람들은 대부분 피로감을 느꼈다”며 “이들을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쉬게 한 결과 의사결정 능력이 돌아오는 등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구소는 산적한 문제 등으로 고민을 거듭하고 뇌를 많이 쓸 경우 글루탐산이 과하게 쌓여 오히려 인지능력과 판단력을 흐린다고 결론 내렸다. 곧바로 휴식과 수면을 취해 뇌를 쉬게 하면 글루탐산 농도가 낮아지는 것도 확인됐다.

실험 관계자는 “한때 정신적 피로는 지금까지 행동을 중단하고 더 만족스러운 판단을 유도하기 위해 뇌가 만들어내는 착각으로 여겨졌다”며 “두뇌 노동으로 인한 피로가 다른 피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아직 불분명하지만 적어도 과도한 뇌 사용이 해롭다는 과학적 사실이 이번에 밝혀졌다”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