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배우 트로이 코처(54)가 영화 ‘코다’로 거머쥔 소중한 오스카 트로피를 도둑맞았다가 겨우 되찾았다.

트로이 코처 측은 1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최근 차량을 도난당하면서 차내에 보관 중이던 아카데미 트로피도 같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 주정부는 지역 출신 배우인 트로이 코처의 공적을 기려 표창을 결정했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트로이 코처는 시상식 참석 직전 애지중지하던 지프를 감쪽같이 도둑맞았다.

코처 측은 “아끼는 차가 없어진 것도 큰일이지만 차량 안에 오스카 트로피가 있었다는 사실이 더욱 큰일이었다”며 “다행히 경찰이 차를 가져간 10대 두 명을 붙잡았다. 차는 물론 트로피도 무사히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영화 '코다'로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트로이 코처(왼쪽)와 시상자인 윤여정 <사진=영화 '코다' 프로모션 스틸>

트로이 코처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을 세상과 연결하는 소녀 루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코다’에서 루비의 부친 프랭크를 열연했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청각장애자 남성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코다’로 거둔 쾌거 이래 영화계가 트로이 코처를 주목하며 후속작도 여럿 결정됐다. 2021년 농학교 리버사이드 고등학교가 캘리포니아 미식축구 대회에서 승승장구한 실화를 소재로 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에 이미 코치 역으로 발탁됐다.

연기력으로 오스카상을 받은 배우가 트로피를 잃어버린 건 처음이 아니다. 배우 말론 브란도는 1954년 영화 ‘워터프론트’와 1972년 영화 ‘대부’로 수상한 남우주연상을 트로피를 모두 분실했다. 

영화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아카데미상 <사진=pixabay>

안젤리나 졸리(47)는 ‘처음 만나는 자유’(1999)로 어렵게 탄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배우이자 엄마인 마르셀린 버트란드에 맡겼는데 2007년 버트란드가 사망하면서 트로피도 사라졌다. 맷 데이먼(52)은 ‘굿 윌 헌팅’으로 거머쥔 오스카 트로피(각본상)를 잃어버렸다.

연기파 프란시스 맥도맨드(64)는 2018년 ‘쓰리 빌보드’로 탄 여우주연상을 오스카 애프터 파티에서 도둑맞았다. 다행히 트로이 코처처럼 얼마 안 가 범인이 잡히면서 트로피를 무사히 되찾았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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