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도쿄대 출신에 뛰어난 연기력으로 유명한 일본 배우 카가와 테루유키(57)가 성추행 파문에 고개를 숙였다. 탄탄한 연기력에 노력하는 자세, 푸근한 이미지로 사랑받던 국민배우의 추락에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일본 매체 데일리신초는 24일 단독기사를 내고 카가와 테루유키가 지난 2019년 7월 긴자 모 클럽에서 업소 여성의 신체를 만지고 강제로 속옷을 벗기는 등 추행했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지난 2020년 5월 도쿄지방법원에 낸 소장(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카가와 테루유키가 만취한 채 자신의 속옷을 강제로 벗겼고 이를 동석자에게 돌려 냄새를 맡았다고 주장했다. 원치 않는 신체 접촉까지 이어지며 극심한 수치심을 느낀 이 여성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현재도 치료 중이다.
여성은 당시 카가와 테루유키가 아닌 업주를 상대로 손배소를 제기했다. 성추행 가해자인 카가와 테루유키에 직접 소송을 걸지 않은 이유는 불분명하다. 여성은 지난해 소를 취하했다가 어떤 이유로 이번에 데일리신초에 소장을 제보하면서 카가와 테루유키의 추행이 드러났다.
영화 ‘유레루’를 비롯해 드라마 ‘99.9 형사 전문 변호사’와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로 국내에도 팬이 많은 카가와 테루유키는 친근한 연기파 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유명 가부키 집안 출신에 명문 도쿄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이력, 사마귀나 메뚜기 등 곤충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독특한 취미 등으로 화제가 됐다.
카가와 테루유키는 연기에 있어서는 프로 중의 프로로 소문났다. 캐릭터를 잘 분석해 대본 이상의 연기를 뽑아내면서도 자만하지 않고 친근한 이미지로 국민배우 반열에 올랐기에 팬들이 충격을 넘어 배신감을 호소했다. 도요타자동차 등 그를 간판 모델로 삼아온 회사들은 불매 움직임이 일지 않을까 사태를 예의주시했다.
데일리신초에 따르면 카가와 테루유키는 이 매체는 물론 다른 언론사들의 쏟아지는 취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데일리신초는 카가와 테루유키의 추행과 여성이 소를 취하했던 이유 등 추가 내용을 다룬 후속 기사를 예고한 상태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