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구팀이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들을 관측, 상당수의 자전 주기를 추정하는데 성공했다. 자전 주기는 소행성 이동 경로를 예측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도쿄대학교 천문학 박사과정 베니야마 진 연구원은 최근 논문을 내고 지구에 접근하는 직경 100m 이하 소행성 60개 중 32개의 자전 주기를 알아냈다고 밝혔다.
베니야마 진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도쿄대학교 기소관측소의 구경 105㎝ 슈미트 망원경에 탑재된 토모에 고젠(Tomo-e Gozen)을 이용해 소행성들을 관측했다. 토모에 고젠은 세계 최초의 가시광 광시야 동영상 카메라다.
소행성 등 지구에 접근하는 천체(Near Earth Object, NEO)는 태양에 근접하는 근일점 거리가 1.3천문단위(1억9500만㎞)다. 이들은 천체 연구 대상으로 보면 탐사선 접근이 쉬운 장점이 있지만 지구에 충돌이라도 하면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혹시 모를 천체 충돌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NEO들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관측된 소행성의 상당수는 지구와 달 사이(약 38만㎞)의 3배 이내로 지구와 상당히 가까운 영역을 통과했다.
소행성 중에서도 크기가 작은 것들은 태양광을 반사하면서 빛나는 것처럼 보인다. 작은 소행성은 지구에 접근해 밝게 보이는 몇 시간에서 며칠간만 정밀 관측이 가능하다. 많은 소행성이 구형이 아니기 때문에 지구에 대해 태양광을 반사하는 면적은 자전에 따라 변하고 그 밝기도 유동적이다.
이 점에 착안한 연구팀은 토모에 고젠을 이용해 지구에 접근한 작은 소행성들의 시간별 밝기 변화를 관찰했다. 세부적으로 매초 2프레임 동영상 촬영을 소행성 하나당 약 20분간 실시했다. 이를 통해 각 소행성의 자전 주기 추정이 가능했다.
베니야마 연구원은 “자전 주기를 추정한 32개 소행성 중 13개는 60초 이하의 짧은 주기로 고속 자전했다”며 “지름이 작은 천체의 자전 주기는 태양 복사에 기인하는 요프(YORP) 효과에 따라 변화하는데, 이를 고려하면 직경 10m 이하의 소행성 자전 주기는 10초 이하까지 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요프 효과는 태양 복사로 데워진 천체 표면으로부터 방사되는 열의 세기 등에 따라 천체 자전 주기가 변하는 현상이다. 이를 발견한 학자들의 이름 머리글자를 땄다.
이번 관측 결과 발견된 자전 주기 10초 이하 소행성은 한 개다. 이를 근거로 베니야마 연구원은 아주 작은 소행성의 자전 주기가 10초 이하까지는 내려가지 않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학계는 이번 연구가 소행성이 어떤 작용에 의해 지구 가까이 접근하는지 규명할 열쇠라고 평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