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000년 만들어진 스톤 서클(환상 열석)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굴됐다. 고고학자들은 이 스톤 서클이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측했다.

서호주대학교(UWA) 고고학 연구팀은 26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사우디에서 발견한 고대 스톤 서클을 소개했다. 사우디 북서부 메디나 주 알 울라 근교에 자리한 이 서클은 총 345개로 지름은 4~8m이며 중앙에 돌 하나가 세워진 것이 많다.

연구팀에 따르면 각 스톤 서클은 돌로 된 벽과 출입구로 생각되는 구멍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이곳에 돌이나 유기물로 만든 지붕을 얹어 사람들이 거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345개의 환상열석 중 대부분은 주거용으로 생각된다. <사진=UWA 공식 홈페이지>

UWA 역사학자 제인 맥마혼 교수는 "스톤 서클이 모인 지역은 화산 활동에 의한 마그마가 흘러나와 평탄화된 용암원"이라며 "각 스톤 서클에서는 현무암으로 된 석기 잔해들이 총 225㎏이나 나왔고 소나 양, 염소의 뼈도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개껍데기도 많이 나왔는데, 분석 결과 서쪽으로 120㎞ 떨어진 홍해산으로 보인다"며 "패각이 있다는 것은 이동에 따른 교역과 교류의 네트워크가 이곳에서 발달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울라 인근 고대 유적에서 발굴된 환상 열석(A, C). 모두 용암원(B, D) 위에 세워졌다. <사진=UW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이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과 요르단 고대 주거지의 유물 사이에 유사점이 상당해 전부는 아니더라도 상당수의 스톤 서클이 주거용이라고 결론 내렸다. 영국의 스톤헨지와 같은 환상 열석은 의식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사실 주거용도 적잖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맥마혼 교수는 "세계 곳곳에서 발굴되는 고대인의 주거 시설을 보면 초기는 대부분 스톤 서클 형태"라며 "후기 신석기시대에 이르러서야 직사각형 주거가 출현했다"고 전했다.

고대인의 생활상을 재현한 상상도 <사진=UWA 공식 홈페이지>

교수는 "약 7000년 전 사우디아라비아 북부는 지금보다 훨씬 습윤했지만 농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며 "밀이나 보리 같은 식물을 재배한 농업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야생 식물을 채취하면서 촌락이 발달했다고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학계는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등 중동 지역에서 사각형 구조물 무스타틸이 주로 발견된 점에서 대량의 스톤 서클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학자는 무스타틸과 스톤 서클이 같은 시기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각 구조물의 용도를 파악하면 중동의 문화와 생활상을 자세히 이해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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