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만 년 전 하늘을 누빈 나바오르니스 헤스티아에(Navaornis hestiae)의 뇌가 최신 기술을 통해 재현됐다. 학계는 고대로부터 조류의 뇌가 진화한 과정을 탐구할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연사박물관 공동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나바오르니스 헤스티아에의 뇌 재현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 새가 생각보다 큰 대뇌를 지녔고 뛰어난 인지능력을 발휘한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팀은 2016년 브라질에서 발굴된 나바오르니스 헤스티아에의 화석 일부를 토대로 뇌 재현에 나섰다. 해당 화석은 브라질 상파울루 마릴리아 고생물박물관 학자들이 인근 프레지덴테 프루덴테라는 지역에서 처음 발견했다.

조사 관계자는 "나바오르니스 헤스티아에 화석은 8000만 년 전에 생존한 고대 조류로는 드물게 온전했다. 특히 두개골은 전체적으로 깨끗했다"며 "마이크로 CT 스캔을 이용해 새의 두개골을 디지털화하고 뇌를 3D로 재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우리는 나바오르니스 헤스티아에가 시조새보다 큰 대뇌를 가졌고 인지능력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음을 추측할 수 있었다"며 "다만 움직임을 관장하는 소뇌 영역은 거의 발달하지 않아 현생 조류와 같은 복잡한 비행 동작은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시조새에서 현생 조류에 이르기까지 어떤 진화가 있었는지 명확한 단서가 없었다. 이런 이유로 뇌의 구조가 시조새와 현생 조류의 딱 중간쯤인 나바오르니스 헤스티아에의 자료는 조류의 뇌 진화 미스터리를 밝힐 힌트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조사 관계자는 "현생 조류는 포유류에 필적할 정도로 고도의 인지능력을 가졌지만 독자적인 뇌와 경이적인 지능이 언제, 어떻게 진화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나바오르니스 헤스티아에의 화석 연구는 학술적 가치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나바오르니스 헤스티아에의 두개골이 비둘기, 찌르레기와 비슷하며, 백악기 후기 원시 조류 에난티오르니스와도 비슷하다는 입장이다. 에난티오르니스는 현생 조류와 1억3000만 년 이상 전에 분기했으며 비행 능력이 있었다고 보이지만 어떻게 동작을 제어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조사 관계자는 "이번 연구 성과는 새 지능의 진화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다"면서도 "나바오르니스 헤스티아에가 고대 자연환경에 적응한 과정을 밝혀내면 새의 비행 및 인지력 진화의 답이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