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기의 거대한 날개를 식물유래 폴리머로 대체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풍력발전은 미래형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노후된 발전기 날개 처분이 까다로웠다.

미국 미시건대학교 연구팀은 23일 열린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에서 풍력발전기 날개를 매립하지 않고 다양한 용도로 재사용하는 식물유래 폴리머 소재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풍력발전기 날개가 수명을 다한 뒤 크기 때문에 소각되지 못하고 대부분 매립 처리되는 현실에 주목했다. 가장 친환경적 에너지로 꼽히는 풍력발전기 부품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아이러니를 해결하기 위해 떠올린 것이 식물유래 폴리머다.

풍력발전기의 거대한 날개 <사진=pixabay>

연구팀은 옥수수 등 식물유래 탄소 원자가 화석연료의 탄소 원자와 다를 바 없다는 점에 착안, 기존 풍력발전기 날개 원료인 유리섬유에 식물 폴리머를 결합했다. 환경에 해가 없는 바이오매스가 섞인 풍력터빈 날개는 내구성이나 성능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소재는 날개 수명이 다할 경우 녹여 다른 날개로 재탄생한다. 배합하는 원료에 따라 가정용 부엌 싱크대부터 자동차 부품, 기저귀까지 다양한 제품 제작이 가능하다.

연구팀 관계자는 “유리섬유로 만드는 풍력발전기 날개는 축구장 절반 정도의 엄청난 길이를 자랑한다”며 “발전 효율을 위해 다 망가지기 전에 대부분 교체되는데 매립 처분되므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식물유래 폴리머를 섞어 만든 풍력발전기 날개를 다시 분해해 찍어낸 곰젤리 <사진=미시건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어 “큼직한 날개 폐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을 발생시킨다”며 “날개가 클수록 발전 효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앞으로 건설되는 풍력발전기 날개는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식물유래 폴리머와 열가소성 수지로 만들어진 신소재는 자동차 부품에 쓸 정도의 강도와 내구성을 가졌다. 녹여서 유리섬유를 제거하면 얼마든 재활용 가능하며, 물리적 성능 역시 전과 똑같다. 광물을 섞으면 인공석을, 분쇄해 다른 플라스틱을 섞으면 일용품 제작도 가능하다.

연구팀 관계자는 “알칼리 용액으로 분해하면 폴리메타크릴산메틸수지(PMMA)가 생기므로 아크릴 창문이나 자동차 램프에 쓸 수도 있다”며 “분해 시 온도를 높이면 기저귀 등에 쓰이는 흡수성 폴리머가 만들어진다. 심지어 사탕이나 스포츠음료에 넣는 젖산칼륨도 제작 가능하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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