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신종 옆새우가 일본에서 발견됐다. 옆새우는 단각목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종이 많고 한국에도 100종 넘게 분포하는데, 신종은 몸을 뒤덮은 색이 판다를 닮아 멜리타판다(Melitapanda)라고 명명됐다.

일본 히로시마대학교 해양생물학자 토미카와 코 교수 연구팀은 25일 공식 채널을 통해 와카야마현 시라하마초 연안에서 발견된 신종 옆새우 멜리타판다를 소개했다.

몸통 색깔이 흰색과 검은색 두 가지인 멜리타판다는 몸길이 5~8㎜로 서일본 연안에서 전부터 확인됐다. 원래 멜리타옆새우는 세계 곳곳에 서식하고 서일본에도 풍부한데 신종은 분류가 어려워 그간 학계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서일본 연안에 서식하는 멜리타판다. 옆새우 신종으로 인정됐다. <사진=히로시마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토미카와 교수는 "채집한 멜리타판다의 특징을 면밀히 조사하는 한편, DNA 분석도 실시해 멜리타옆새우 속의 신종임을 확인했다"며 "특유의 판다 같은 색상은 이 새우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중요한 전략 같다"고 말했다.

교수는 "이 옆새우가 흑백 색상을 가진 진짜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이 옆새우는 특유의 체색을 이용해 포식자의 눈을 속이는 위장술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멜리타판다의 짝짓기를 관찰한 연구팀은 흥미로운 사실을 알아냈다. 수컷이 암컷을 등쪽에서 끌어안는데, 이때 수컷과 암컷의 흑백 무늬가 어긋나지 않고 직선상에 일치했다. 이는 적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가 되는 교미 도중 포식자 눈에 띄지 않기 위한 고도의 위장술이라는 게 연구팀 판단이다.

멜리타판다 암수의 짝짓기. 수컷과 암컷이 몸의 색을 일렬로 일치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히로시마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토미카와 교수는 "멜리타판다의 색깔은 바다 밑바닥의 흰색이나 모래 알갱이의 까만색에 섞여 적의 눈을 속인다"며 "사람 눈에도 잘 띄지 않아 신종 특정이 어려웠던 만큼 이런 특징을 염두에 두면 더 많은 신종 옆새우를 발견할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옆새우는 사실 새우보다는 공벌레나 풍뎅이에 가까운 갑각류의 일종이다. 열대에서 극지까지 전 세계 어디에나 분포하며 종류는 무려 1만 가지가 넘는다. 바다는 물론 담수와 육상에서도 살아간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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