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공개하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
미확인항공현상(UAP, 미확인비행물체 UFO와 같은 개념) 자료 공개 압박을 받아온 미 해군이 국가 안보 유지를 이유로 불가 입장을 내놨다.
미 정부의 투명한 운영을 촉구하는 단체 ‘블랙 볼트(The Black Vault)’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UFO 관련 영상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해군이 이 같은 답변을 해왔다고 밝혔다.
해군을 비롯한 미 국방부는 UFO 연구 자료나 목격 영상을 내놓으라는 줄기찬 요구를 받고 있다. 민간단체는 물론 미 의회까지 나서자 미 국방부는 지난 5월 56년 만에 UAP 관련 공청회를 열었으나 핵심 정보는 쏙 빠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 해군은 지난 2020년 4월 물리적 설명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날아가는 비행 물체 영상 세 편을 공개했다. 직후 블랙 볼트는 미국 정보공개법을 들며 비슷한 영상들을 모두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2년 넘는 시간이 경과한 지난 7일 그레고리 케이슨 해군 정보공개국 부국장 명의로 돌아온 답변은 “국가 안전 보장과 관계되기 때문에 보여줄 예정은 없다(We have no plans to show it because it relates to national security)”였다.
블랙 볼트는 “메일 내용은 UAP 영상이 아직 많이 존재한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며 “국방부 및 해군 작전이나 약점 등 기밀을 적대 세력에 내줄 수 있다는 부국장의 대답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블랙 볼트에 따르면 해군은 답변서에서 앞서 세 편의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미 언론에 노출됐기 때문이라는 점까지는 인정했다. 다만 자신들만 아는 UFO 영상은 향후 공개될 예정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미군은 UFO 영상의 존재 자체는 인정하고 있지만 공개는 완강히 거부해 왔다. 해군 역시 설명할 수 없는 물체가 찍힌 영상이 있다는 것 자체는 이번에도 시인하면서 그 양이나 내용은 모두 비밀에 부쳤다.
블랙 볼트는 “미군은 2021년 국방부의 UAP 보고서 제출과 지난 5월 UAP 공청회, 지난 6월 미 항공우주국(NASA)의 UAP 조사 전담조직 구성 등 과거와 다른 태도를 보여왔다”면서도 “실질적인 자료 공개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 등 AUP 정보 공개에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아쉬워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