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홀로 우리에 방치됐다가 극적으로 가족이 생긴 양 헉슬리의 최근 일상이 SNS에 공개됐다.

학대를 받거나 떠도는 동물을 보호하는 미국 뉴저지 ‘엉클 닐스 홈 보호소(Uncle Neils Home Sanctuary)’는 15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해 말 동물원에서 구해낸 양 헉슬리의 이야기를 전했다.

헉슬리는 현재는 폐쇄되고 없는 뉴저지 미들섹스 카운티 존슨 파크 동물원에서 무려 10년간 혼자 지냈다. 양은 원래 무리를 지어 사는 성격인데, 동물원은 헉슬리 한 마리만 우리에 넣고 10년간 먹이만 줬다.

동물원 우리에 혼자 갇혀 10년을 보낸 양 헉슬리 <사진=Uncle Neils Home Sanctuary 공식 페이스북>

무리는 고사하고 동료 한 마리 없는 헉슬리는 매일 울타리 앞에 드러누워 절망적인 시간을 보냈다. 인근에서 동물 보호 농장을 운영하는 여성 펠드먼은 우연히 마주한 헉슬리가 몹시 안타까웠다. 어떻게든 농장으로 데려가고 싶었으나 법적 절차가 까다로웠다.

여성은 매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방법을 찾았다. 도움을 준 것은 엉클 닐스 홈 보호소였다. 마침 동물원이 폐쇄된다는 사실을 여성과 공유하고 헉슬리를 농장으로 데려가기 위한 법적 절차도 알려줬다.

관청 신고를 마치고 지난해 12월 23일 농장으로 데려온 헉슬리의 상태는 생각보다 나빴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은 물론 동물원 시절부터 고질병이던 앞다리 통증이 심각했다. 중증 말기 퇴행성관절염 진단을 받은 헉슬리를 위해 수의사들은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고 통증 완화 치료를 꾸준히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23일 펠드먼의 농장으로 거처를 옮긴 헉슬리. 이 사진은 7월 공개된 것으로, 표정이나 몸 상태, 눈빛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사진=Uncle Neils Home Sanctuary 인스타그램>

약 9개월이 지난 현재 헉슬리는 몰라보게 건강해졌다. 펠드먼은 헉슬리를 위해 바나나 스낵에 치료제를 섞어 먹이고 정기적인 레이저 치료를 해주고 있다. 농장 직원들이 시간만 나면 달라붙어 애정을 다해 스킨십도 해줬다. 덕분에 헉슬리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농장 사람이나 양들과 어울려 지내고 있다. 

펠드먼은 “양의 수명은 불과 10~12년이다. 생의 대부분을 혼자 동물원에 방치됐던 헉슬리는 이제 겨우 제2의 삶을 만끽하고 있다. 절망 가득한 표정은 밝게 바뀌었고, 뭣보다 눈에 총기가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의 욕심 탓에 헉슬리처럼 방치된 동물은 어디든 존재한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돌아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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