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피해를 낸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11일로 꼭 12년을 맞았다. 당시 지진 자체는 물론 쓰나미(지진 해일) 피해가 엄청났는데, 현지 방재 전문가들은 30㎝ 높이의 쓰나미라도 충분히 인명을 앗아갈 수 있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일본 내각부는 1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보고서에서 동일본대지진 당시 2만 명 넘는 사망 및 실종자를 낸 쓰나미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소개했다.
내각부는 약 1m 높이의 쓰나미에 휩쓸릴 경우 사망률이 100%이며, 불과 30㎝ 높이라도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일본은 해일 높이가 20㎝~1m일 경우 주의보, 3m는 경보, 그 이상일 경우에는 대형 쓰나미 경보를 각각 내보낸다.
2004년 남아시아 대지진 당시 지진 해일 데이터도 포함한 이번 보고서에서 내각부는 쓰나미 높이가 30㎝라면 사망률은 불과 0.01%라고 봤다. ▲40㎝ 0.3% ▲50㎝ 4.8% ▲60㎝ 28.9% ▲70㎝ 71.1% ▲80㎝ 95.2%에 이어 90㎝ 이상일 때 사망률은 99.7%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쓰나미가 덮치는 속도가 달리는 자동차 수준이어서 30㎝ 높이도 충분히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내각부는 “쓰나미는 상상 이상으로 밀고 휩쓰는 힘이 강하다”며 “높이가 낮더라도 충분히 어른을 거꾸러뜨리며, 이로 인해 한 번 물에 휩쓸리면 힘으로 빠져나오기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침수 높이가 30㎝부터는 건강한 어른도 걷기 어려워져 자칫 발을 헛디디면 떠내려갈 수도 있다”며 “30~50㎝에서는 차도 둥둥 뜨기 때문에 어른이라도 뭔가 붙잡지 않으면 단번에 휩쓸린다”고 경고했다.
방재 전문가들은 쓰나미를 눈으로 보고 달리기 시작하면 이미 늦는 만큼 전조에 해당하는 지면 흔들림에 주의하고, 경보나 주의보 발령 직후 높은 곳으로 피신하라고 당부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에서 벌어진 강진에서 보듯, 지진 및 쓰나미는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으로, 생존법을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각부는 “일단 피했더라도 안전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가능하면 높은 지대로 계속 이동해야 한다”며 “쓰나미는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여러 번 반복되므로 경보나 주의보가 해제되기 전까지 고지대를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진의 여파로 찾아오는 쓰나미는 원거리 국가에도 타격을 주는 것으로 이미 잘 알려졌다. 1960년 규모 9.5의 칠레 강진 및 2022년 통가 화산 폭발로 인한 쓰나미가 아주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피해를 준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