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은 굉장히 밀접한 사이로 생활, 문화 등 다방면에서 교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인류의 진화사를 재평가하는 중요한 단서라고 평가했다.
텔아비브대학교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지금까지 학자들의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관계임이 확인됐다고 1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스라엘 틴셰메트 동굴(Tinshemet Cave)에서 진행 중인 발굴 조사에서 이런 결론을 내렸다. 이곳에서 나온 고대인의 뼈와 도구 등을 분석한 연구팀은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일상생활과 습관을 공유했고 교배까지 적극적이었다는 입장이다.

조사 관계자는 "석기의 제작 기술과 사냥 전략, 식습관, 일상생활 등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양자가 깊이 연결됐음을 알 수 있었다"며 "이들의 교류는 생활과 문화에 그치지 않았다. 양자는 형태학적으로 별개일 뿐 생물학적으로 다른 종이 아니다. 이들은 중기 구석기시대에 걸쳐 교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 비아프리카인의 게놈에 1~2%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포함된 것은 이미 선행 연구에서 밝혀졌다"며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유전학적으로도 교류한 증거는 틴셰메트 동굴에 다양한 형태로 잠들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상당히 가까웠고 양자가 분기한 후에도 교배를 계속했다고 봤다. 또한 네안데르탈인이 다른 멸종된 인류와도 교배했다는 기존 가설은 정설로 봐도 무방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조사 관계자는 "이러한 발견은 인류의 진화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이어졌음을 시사한다"며 "이번 조사 결과 덕분에 현대인의 체질이나 질병의 위험에 고대 인류의 교류가 어떤 영향을 줬는지 명확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현대인의 골다공증이나 혈액 응고 이상, 니코틴 의존증, 우울증, 비만, 피부 문제 등의 위험을 약간 높이는 것이 밝혀졌다.
조사 관계자는 "치료나 완화가 까다로운 현대인의 질병들을 낫게 하기 위해 이전 인류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일부 주장은 향후 더 힘을 받게 됐다"고 전망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