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시대의 찬란한 전성기를 상징하듯 화려한 금반지가 프랑스 고고학 유적에서 출토됐다. 고고학계는 10세기 로마인들의 유럽 정복사와 문화를 엿볼 귀중한 유물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문화부 산하 국립고고학연구소(INRAP)는 최근 낸 보고서를 통해 프랑스 브르타뉴 지역의 고대 유적에서 로마인의 금반지와 검, 테라코타 조각, 동전, 꽃병 등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유적은 일찍이 청동기시대 취락이 발견된 곳으로, 약 10세기에 이르기까지 정착한 사람들의 흔적이 연대별로 발견돼 왔다. 최근 고고학자들의 조사에서는 대륙 전체에서 다양한 물품을 거래하는 고대 무역로의 일부도 확인됐다.

INRAP 관계자는 "최근 발굴 조사에서 폭 약 8m의 석영 조약돌이 깔린 띠 모양의 바닥 구조가 발견됐다"며 "도랑 자국과 나무바퀴 흔적이 남은 점에서 2세기 초 건설돼 4세기까지 사용된 도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바닥 구조와 함께 금반지와 검, 데나리우스 은화, 테라코타 조각상, 도자기와 꽃병 등 유물도 나왔다"며 "견고하면서 섬세하게 제작된 금반지 가운데 보석에 새겨진 것은 비너스 빅트릭스(Venus Victrix, 승리를 가져오는 비너스)로, 반지의 소유자가 전투에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유물들을 분석한 INRAP은 5~10세기 이 지역에 취락이 존재했고, 7~8세기 전성기를 누렸다고 추측했다. 비록 건축물은 남아있지 않지만 도랑으로 확실하게 구분된 구조로 미뤄 다양한 용도의 건물이 존재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INRAP 관계자는 "여기서는 곡물을 오래 보관하는 지하 저장고와 우물, 벽난로나 오븐으로 사용했다고 여겨지는 화덕 비슷한 것도 나왔다"며 "여러모로 이번 발견을 통해 프랑스를 정복하고 지배한 로마인의 수준 높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는 INRAP을 중심으로 한 고고학적 성과를 최근 꾸준히 올리고 있다. 리옹이 자리한 론 주의 계곡에서 고대인의 인신공양 흔적이 나와 학계를 놀라게 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