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반려견이 보다 정확하게 소통하는 과학적인 방법을 수의사들이 고안했다. 주인과 반려견의 단단한 유대는 양자의 삶의 질을 올려주는 만큼 학계는 물론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오스트리아 빈수의과대학교 수의학자 크리스토프 뵐터 교수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주인과 반려견의 신뢰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교육 방법을 공유했다.
반려견이 인간들의 사회 속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주인과 제대로 된 유대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반려견이 주인의 지시에 정확하게 따르는 것이 중요한데, 연구팀은 그 방법을 과학적으로 고찰했다.
연구팀은 눈동자 추적 장치(아이 트래커)가 부착된 헤드기어를 반려견 20마리에 씌우고 다양한 상황에서 개가 어디를 보는지 관찰했다. 실험에 참가한 개는 다양한 견종으로 구성됐고 평균 연령은 5~6개월로 비교적 어렸다.

그릇 2개를 준비한 연구팀은 한쪽에만 간식을 담았다. ▲손가락질 ▲손가락질과 시선 ▲시선 ▲음식을 던지는 시늉 ▲아무것도 하지 않음 등 5가지 동작으로 음식이 어디 있는지 개에게 힌트를 줬다.
실험을 실시하는 동안 연구팀은 아이 트래커를 통해 개의 눈동자 움직임과 주시한 시간, 시선의 이동 상황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개가 올바른 그릇을 선택하는지 여부도 체크했다.
크리스토프 교수는 "개의 정답률은 손가락질이 64%, 손가락질과 시선이 72%로 각각 높았다"며 "시선만 이용할 때 정답률은 57%, 음식을 던진 시늉을 할 때는 50%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실험 결과는 개들이 주인의 손가락 방향에 주목한다는 것을 알려줬다"며 "손가락질과 시선을 조합할 경우 개는 다른 조작과 비교해 더 오래 정답인 그릇을 주시했다. 이때 개는 먼저 주인의 얼굴을 보고, 그다음 손, 그리고 그릇 순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런 패턴은 다른 조건에서는 좀처럼 관찰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개가 단순한 방향을 나타내는 손가락질과 시선 등 구체적인 지시를 포함한 커뮤니케이션을 구별한다고 결론 내렸다. 손가락질과 시선을 조합해 지시하면 개가 대상에 주의를 기울이는 최적의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크리스토프 교수는 "개에게 정확하게 지시하기 위해서는 단지 말을 걸거나 움직임을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손가락질이나 시선을 섞으면 좋다"며 "개들이 상황을 어느 정도 이해하지는 아직 의문이지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보다 능동적인 대화법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