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천장지구'와 '무간도'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홍콩 스타 류더화(유덕화, 63)가 대만 공연에서 '중국인(中国人)'을 열창해 논란이 벌어졌다. 청룽(성룡, 70)과 전쯔단(견자단, 61)에 이어 유덕화마저 친중국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또 제기됐다.

유덕화는 2일 대만 타이베이에 개최된 자신의 콘서트에서 1997년 발표한 히트곡 '중국인'을 들려줬다. 유덕화의 타이베이 공연은 당초 지난달 31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태풍의 영향으로 이틀 미뤄졌다.

유덕화의 '중국인'은 1997년 제20회 십대중문금곡 금상 등 숱한 상을 받은 노래다. "같은 피 같은 민족" "우리의 미래에는 꿈이 있다" "세계에 우리가 중국인임을 널리 알리자" 등 가사를 담았는데 최근에는 중국 공산당을 찬양하는 노래로 사용된다.

11년 만에 중국 타이베이에서 콘서트를 개최한 유덕화가 친중국 논란을 자초했다. <사진=유덕화 인스타그램>

콘서트가 열린 대만은 중국과 자주권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 중이다. 중국과 대만은 하나의 중국을 원칙으로 하지만 용어만 같을 뿐 그 내용은 다르다. 최근에는 양국 갈등이 전례 없이 심해 도발에 가까운 군사 작전도 펼쳐진다.

이런 상황에 유덕화가 대만에서 '중국인'을 부른 것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 비판이 거세다. 심지어 공연에 동원된 무대 세트에 중국 대륙에서 사용하는 간체자가 사용된 점을 꼬집는 대만 팬도 적잖다.

젊은 시절의 유덕화. 홍콩 4대 천왕으로 유명했다. <사진=Coffee and Tea 앨범 재킷>

유덕화가 슈퍼스타인만큼 대만 정치판도 술렁였다. 민주진보당 왕딩위 의원은 유덕화를 들어 미공(媚共), 즉 중국 공산당에 아첨하는 비열한 탤런트라고 평가했다. 반면 친중국 성향을 보여온 국민당의 훙멍카이 대변인은 유덕화의 공연에 박수를 보냈다.

'중국인'이 문제가 되기 전까지 유덕화의 공연은 대만 팬들이 손꼽아온 이벤트였다. 무려 11년 만에 타이베이에서 열린 공연이기 때문이다. 유덕화는 2014년 홍콩에서 벌어진 일명 우산혁명 때 중국 정부를 비판했으나 2022년 중국에서 열린 홍콩 반환 기념행사에 참석해 대만 및 홍콩 팬들의 반감을 샀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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