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기억은 단 몇 초 만에 만들어진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와 영국, 캐나다 국제 연구팀은 23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인간의 기억 오류는 불과 몇 초 안에 이뤄진다고 전했다. 인간의 기억은 생각만큼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을 뒷받침하는 이번 연구에 학계 시선이 집중됐다.

단기 기억의 잠재적 불확실성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기 원했던 연구팀은 간단한 실험을 기획했다. 피실험자들에게 몇 개의 단문을 제시하고, 잠시 후 특정한 단어가 어디 있었는지 기억을 되살리도록 했다.

기억의 오류가 일어나는 과정을 정확히 알면 뇌 구조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사진=pixabay>

실험에 사용한 단문 속 단어들은 때로 방향을 거꾸로 배열했기 때문에 피실험자는 자신이 응답한 문자가 올바른 것인지, 반전된 것인지 기억해야 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피실험자들은 특정한 경우 일률적으로 문자를 잘못 기억하는 경향이 있었다. 정형적 문자가 제시됐을 때의 기억은 대체로 정답이고 오답률은 10% 안팎이었다. 다만 반전 문자가 나왔을 때 오답 비율은 40%까지 올라갔다. 더욱이 기억하는 데 시간이 걸릴수록 정답률이 떨어졌다.

실험 관계자는 "순간적으로 기억하라고 요구하면 오답 확률은 20% 미만이었지만 3초 뒤 답변을 받은 경우 오답률은 30% 이상까지 올라갔다"며 "이는 선입견이나 추측이 잘못된 기억을 만들어 낸 결과로, 우리의 기억은 이런 잘못된 정보에 의해 즉각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기억은 생각보다 오류를 일으키기 쉽다. <사진=pixabay>

이어 "피실험자들은 정상 방향의 문자가 눈에 들어올 것으로 믿고 반전된 문자를 잘못 기억한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며 "반전된 글자를 보는 것과 같은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을 때 자신이 예상이 틀렸음을 인정하지 못해 오류를 저지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다양한 단기 기억의 오류를 찾아내면 인간의 뇌구조를 더 깊이 이해할 것으로 기대했다. 향후 다른 방식으로 단기 기억의 오류를 계속 테스트해 편견이나 스테레오 타입, 개인의 신념 등 사회적 지식이 단기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할 계획이다.

실험 관계자는 "성별 차이로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갖는 추측은 목소리나 얼굴 표정 등 잘못된 기억이나 선입견을 형성할 수 있다"며 "이렇게 생성된 특정 데이터가 단기 기억의 오류는 물론 장기적으로 뇌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내면 뇌 질환의 미스터리에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nt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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