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사람의 입이나 얼굴과 관련된 소음을 견디지 못하는 ‘미소포니아(misophonia)’는 강한 혐오감을 관장하는 뇌 영역과 관련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논문을 내고 코를 훌쩍이거나 음식을 씹는 등 일상 속 소음에 민감한 미소포니아와 관련된 새로운 정보를 공개했다.

지금까지 학계는 미소포니아가 청각을 담당하는 뇌 영역과 입과 얼굴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신경이 예민하게 결합돼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미소포니아는 세계 인구의 약 20%가 가진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pixabay>

그간의 학설에 의문을 품은 연구팀은 뇌 정밀 스캔을 통해 미소포니아가 청각 및 얼굴 움직임을 관장하는 영역보다는 강한 감정을 다스리는 뇌 영역의 결합 문제로 야기될 가능성을 알아냈다.

피실험자 19명을 모집한 연구팀은 사전 설문을 통해 소리에 대한 혐오나 공포 등에 대한 개인별 지수를 산출했다. 이후 소리가 나는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도록 하고 그 동안 뇌 활동을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로 들여다봤다.

19명이 각자 지시대로 움직이면서 실험실 안에는 다양한 소리가 퍼졌다. 이 과정에서 소리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피실험자들은 손가락 동작 감각과 관련된 영역 및 섬피질이 강하게 결합된 것으로 나타났다. 섬피질은 혐오감과 같은 강한 감정을 관장하는 뇌 영역이다. 이와 달리 청각피질과 입 및 얼굴 움직임을 관장하는 신경의 강한 결합은 발견되지 않았다.

미소포니아는 음식을 먹을 때 나는 소리 등 주로 입이나 얼굴에서 비롯된 소음을 못 참는다. <사진=영화 '황해' 스틸>

조사 관계자는 “과거 연구에서 미소포니아를 가진 사람과 일반인의 안정시 뇌 상태를 비교해 청각피질과 얼굴 동작 신경이 결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며 “이번 실험에서 두 영역이 연관됐음을 보여주는 움직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미소포니아가 청각보다는 감정을 다스리는 뇌 영역과 관련된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내렸다. 이런 관점에서 미소포니아는 심리적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힌 정신적 질환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미소포니아는 음식을 먹거나 껌을 씹을 때, 코를 훌쩍일 때 나는 특정 소리를  견디지 못하는 현상이다. 심하면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다. 세계인의 약 20%가 미소포니아로 추산되지만 현재 정확한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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