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충돌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의 궤도를 물리적으로 바꾸는 ‘다트(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DART)’ 프로그램의 성공 순간이 일반에 속속 공개됐다.

이탈리아우주국(ASI)은 2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 항공우주국(NASA)의 행성 방어 프로그램 DART를 약 2주간 추적한 상세 데이터를 선보였다.

ASI가 공개한 사진은 DART 우주선이 27일 오전 8시14분(한국시간) 지름 약 163m의 소행성 디모르포스를 타격하는 순간을 포착했다. DART 우주선이 충돌하면서 방사상으로 퍼지는 디모르포스의 분출물까지 확인할 수 있다.

NASA와 ASI가 공개한 DART 우주선의 디모르포스 타격 순간. ASI의 초소형 위성 리시아큐브가 촬영했다. <사진=NASA·ASI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는 ASI가 운용하는 리시아큐브(LICIACube)가 담아냈다. 10×20×30㎝의 큐브샛인 리시아큐브는 NASA가 지난해 발사한 DART 우주선이 디모르포스와 충돌하기 15일 전 사출했다. 리시아큐브는 이 시점부터 DART의 이동 경로를 뒤따르며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다.

ASI는 “리시아큐브는 DART 우주선이 디모르포스를 타격할 때 소행성으로부터 불과 56.7㎞ 떨어져 있었다”며 “촬영한 이미지는 총 600장이 넘지만 초소형 위성 리시아큐브는 통신 안테나가 없어 모든 사진을 지구로 보내기까지 몇 주가 걸릴 전망”이라고 전했다.

DART 프로그램의 성공은 지상에서도 관측됐다. 미국 하와이대학교 소행성 지구 충돌 경보 시스템 아틀라스(ATLAS) 팀은 DART 우주선이 디모르포스에 충돌하는 순간을 지상에서 촬영했다.

디모르포스 타격 개요도. ASI의 큐브샛 리시아큐브가 충돌 순간을 생생하게 포착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아틀라스 팀이 28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영상은 디모르포스의 밝기가 급격히 증가한 뒤 분출물이 확산하는 과정을 담았다. 아틀라스 관계자는 “DART 우주선 충돌 시 지구와 디모르포스는 약 1200만㎞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목표물이 된 소행성은 모성 디디모스와 하나의 광점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아마추어 천문가 버토 모나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디모르포스의 충돌 전후 모습을 촬영해 SNS에 공유했다. 이 영상에서도 소행성 광량 증가 및 확산되는 분출물을 확인할 수 있다. 

지름 약 780m의 디디모스는 약 2.1년 주기로 태양을 도는 소행성이다. 위성인 디모르포스는 모성 주위를 11시간55분 주기로 공전한다. 한때 지구 충돌 가능성이 제기됐던 이 소행성 쌍성계는 이후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지만 DART 프로그램의 목표물로 지정되면서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마추어 천문가가 촬영한 디모르포스의 타격 순간. 희미하게나마 분출물 확산이 확인된다. <사진=Gianluca Masi(Virtual Telescope Project), Berto Monard (Klein Karoo bservatory)>

NASA는 초속 6.1㎞로 충돌한 DART 우주선으로 인해 디모르포스의 공전 주기가 약 10분 짧아진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우주국(ESA)은 2024년 발사하는 헤라(HERA) 우주선을 통해 DART 프로그램이 어떤 성과를 남겼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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