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없이 소리로 자가발전하는 무선 수중 카메라가 등장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구팀은 2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공개한 논문에서 소리로 발전은 물론 데이터 전송도 가능한 수중 무선 카메라를 선보였다.

연구팀은 수중 생물을 조사하는 학자들에게 필수품인 수중 카메라의 고질적 단점인 배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리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소리 에너지를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하는 트랜스듀스(transducer)를 개발할 수 있다면 수중 카메라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생각했다. 트랜스듀스는 어떤 계측치를 전류로 변환해 멀리 전송하는 데 활용하는 장치다. 진공 센서나 압전변환기가 대표적이다.

이렇게 탄생한 수중 카메라에는 부피가 큰 배터리 대신 트랜스듀서가 내장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동물이나 배 등이 내는 소리가 카메라 속 트랜스듀서에 닿으면 소리 압력이 내부 특수 압전 물질을 진동시킨다”며 “이에 따라 발전된 전기를 슈퍼 커패시터(전기 이중층 커패시터)에 저장, 촬영에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MIT 연구팀이 음파를 이용해 사진을 찍고 데이터를 전송하는 수중 카메라를 개발했다. <사진=MIT 공식 홈페이지>

카메라는 가능한 전력 소비를 줄이는 구조로 설계됐다. 대상을 촬영하는 센서의 전력 소비를 낮추기 위해 컬러가 아닌 흑백 사양을 택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빨간색, 녹색, 파란색 등 세 가지 LED로 세 번 개별 노출해 촬영하는 방식”이라며 “촬영된 각 사진을 조합하면 제대로 된 컬러 사진을 합성할 수 있어 결과물은 흑백이 아니다”고 전했다.

데이터 송신 역시 소리를 활용한다. 수면에 별도 설치된 송수신기를 통해 카메라로 음파를 발사하면 카메라 내부 모듈이 이를 반사(1)하거나 흡수(0)하는 식으로 디지털 코드처럼 반응한다. 이렇게 송수신기로 돌아온 음파를 분석, 촬영된 이미지 데이터를 재현한다.

연구팀은 이 카메라로 일주일에 걸쳐 수중식물의 성장을 촬영하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다만 수심 40m까지만 사용 가능하고 정지 화면 촬영 외에는 불가능한 성능 제한은 인정했다. 연구팀은 향후 발전 능력을 높여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사양을 만들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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