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돌(리얼돌)을 소유한 사람 중 절반가량은 사람에 준하는 애정을 인형에 쏟는다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여성의 외모를 세밀하게 묘사한 리얼돌은 소유자들에게 단순한 인형이 아닌 이상적인 연인으로 대접받는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리얼돌에 대한 자세한 정보 없이 막연하게 부정적으로 보는 대중의 인식 전환을 위해 이번 조사를 기획했다. 익명을 보장하고 모집한 18~77세 남성 217명을 대상으로 리얼돌에 대한 생각, 리얼돌을 소유한 뒤 실제 여성에 대한 태도 변화 등을 물었다.

그 결과 약 절반은 리얼돌에게서 실제 이상형 여성과 동일한 애정을 느낀다고 답했다. 나머지 절반은 인형은 인형일 뿐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반응했다.

여성의 신체를 정교하게 재현한 러브돌(리얼돌)은 어느 사회에서나 성에 대한 논란을 달고 다닌다. <사진=pixabay>

리얼돌 소유 이후 여성에 대한 인식과 관련, 약 70%는 여성에 대한 이미지가 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10%가량은 리얼돌을 접하고 나서 여성에 대한 관심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2.3%는 리얼돌을 진짜 인간처럼 생각하게 된 뒤 실제 여성을 사물처럼 보거나 적대시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리얼돌에 애착을 보이는 응답자들은 독신이나 이혼자가 많았다. 이들은 “리얼돌을 깊이 사랑한다” “인형과 관계를 통해 심신이 치유된다” “리얼돌은 인간에게서 느낄 수 없는 완벽한 매력이 있다” 등 리얼돌에 대해 칭찬 일색이었다.

조사 관계자는 “남들과 다른 기호나 성적 취향을 가진 소수를 우리 사회는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국가나 문화에 따라서는 리얼돌을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며 “실제 리얼돌을 접하고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뭣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2019년 리얼돌 수입이 합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진=pixabay>

이어 “이번 설문에서 리얼돌은 성욕뿐 아니라 감정적 욕구도 충족시킨다는 점이 밝혀졌다”며 “사회적으로 여전히 비난을 받는 리얼돌이지만 향후 기술의 진보로 로봇과 같은 사물과 성적·감정적으로 관계하는 인간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리얼돌은 한국 사회에서도 다양한 이슈를 몰고 다닌다. 2019년 법원이 리얼돌 수입 자체는 불법이 아니라고 판결하자 한 의원은 그해 국정감사장에 리얼돌을 들고 등장, 사법계를 비판했다. 일부 지역에 리얼돌 체험방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없애라는 국민청원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미성년자의 신체를 본뜬 리얼돌은 풍속을 해치는 물품이므로 수입이 불가능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받았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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