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어 식스바 래스(Sixbar wrasse)는 달이 밤하늘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신월(삭월)에 태어나면 생존율이 극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반복되는 달의 영휴(차고 이지러짐)가 자연계에 주는 미스터리한 영향이 원인으로 꼽혔다. 

뉴질랜드 웰링턴빅토리아대학교 제프 시마 교수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신월 시기에 부화하는 양놀래기과 물고기 식스바 래스는 생존율이 유난히 떨어진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달의 영휴가 물고기에 주는 영향을 장기간 조사해 왔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소시에테 제도의 화산섬 모레아에서 해수어들을 관찰하던 연구팀은 식스바 래스에서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식스바 래스는 신월 시기에 부화할 경우 생존율이 뚝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blondgeek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Sixbar Wrasse Swimming' 캡처>

제프 시마 교수는 "신월 시기에 알에서 부화하는 식스바 래스의 새끼들은 생존율이 현저히 낮았다'며 "일단 생존하는 새끼들은 대부분 수컷이라는 점도 특이하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유독 식스바 래스에서 확인된 이 불가사의한 패턴의 원인은 확실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신월이나 만월(보름달) 등 달의 변화에 물고기가 적응한 결과일지 모른다고 추측할 뿐이다.

제프 시마 교수는 "다양한 생물, 심지어 인간의 생활은 사실 달의 사이클과 연관돼 있다. 달이 이지러지고 참에 따라 광량이 변하고 조수의 흐름이나 먹이의 양도 바뀌기 때문"이라며 "식스바 래스 같은 물고기들은 아마도 달의 영휴에 맞춰 진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현상은 자연과 생물에 여러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pixabay>

교수는 인간이 사용하는 조명이 식스바 래스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점쳤다. 인간이 야간에 사용하는 조명은 일부 생물의 성장과 번식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신월 시기에 인간이 보다 많은 조명을 사용하면 생물들은 포식자의 눈에 띌 확률도 올라간다. 

몸길이 약 20㎝까지 자라는 식스바 래스는 연한 청색을 띠며 옆에서 보면 검은색 세로 줄 6개가 몸통을 감싼다. 식스바는 여기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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