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미국 휴런 호수에 필적할 엄청난 양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떠올랐다. 그 근원은 지구의 상층부의 대기로 추정됐다.

미국 알래스카대학교 페어뱅크스 지구물리학연구소 연구팀은 11일 일반에 공개한 논문에서 지구 상층 대기에서 빠져나온 수소이온과 산소이온이 달로 날아가 대량의 물을 만들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궤도 위성(Lunar Reconnaissance Orbiter, LRO)이 장기간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 달 극지대와 일부 크레이터에 물이 퇴적된 메커니즘에 대한 새 가설을 소개했다.

달의 극지대에는 수많은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사진=유럽우주국(ES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LRO의 데이터는 달이 지구 자기권 끝부분을 통과할 때 수소이온과 산소이온이 달로 흘러들어간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NASA와 E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최신 연구를 봐도 지구 자기권을 달이 통과할 때 물을 형성하는 이온이 상당히 많이 생성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달이 공전 중 지구 자기권 끝부분에 도달할 때 지구 자력선 일부가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때 지구에서 방출된 대량의 수소 및 산소이온이 대기가 없는 달 표면에 충돌하면서 대량의 물이 생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이 공전 중 지구 자기권 끝부분을 통과할 때 지구 상층 대기의 수소 및 산소이온이 달표면으로 날아가 물을 형성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알래스카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이 가설이 맞을 경우, 달이 태고부터 지구의 수소 및 산소이온으로 정기적인 샤워를 해왔다고 봤다. 결과적으로 이온이 결합해 생긴 물이 달의 낮은 평균온도 탓에 얼어붙어 드넓은 영구 동토를 형성했다는 이야기다.

연구팀은 LRO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볼 때, 달의 극지방에 존재하는 얼음 형태의 물은 최대 3500km³라고 추산했다. 이는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큰 미국의 휴런 호수와 맞먹는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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