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떨어진 운석에서 DNA와 RNA에 포함된 핵산 염기 5종류가 확인돼 학계 관심이 쏠렸다.
일본 홋카이도대학교 연구팀은 12일 공개한 논문에서 지구에 떨어진 탄소질 콘드라이트 운석의 분석 결과 DNA 및 RNA에 포함되는 5종류의 핵산 염기가 모두 검출됐다고 전했다.
탄소질 콘드라이트는 태양계 초기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오래된 물질이 포함된 운석이다. 지금까지 핵산 염기 3종류가 운석에서 검출된 적은 있지만 5종류가 동시에 검출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담은 DNA와 RNA에는 우라실(유라실, U)과 시토신(사이토신, C), 티민(T), 아데닌(A), 구아닌(G) 등 5개 핵산 염기 중 4개가 포함된다.
이중 아데닌과 티민(DNA) 또는 우라실(RNA), 시토신과 구아닌은 염기쌍이 무수히 연결되는 특징적인 이중나선 구조를 형성한다. 생명체를 구성하거나 기능하기 위한 정보가 바로 이런 염기쌍의 연속이다.
지구 최초의 생명체 탄생은 초기 지구에 낙하한 소행성이나 혜성에 의해 물과 유기물이 운반된 것이 결정적이라고 학자들은 추측한다. DNA나 RNA에 포함된 것을 비롯한 다양한 핵산 염기도 우주 공간에서 형성된 후 지구로 왔다는 가설이 현재 유력하다.
생명에 필수적인 5가지 핵산 염기 중 지금까지 운석에서 검출된 것은 우라실과 아데닌, 구아닌 등 3개 뿐이었다. 이번에 연구팀은 머치슨, 타기시 레이크, 머레이 등 유명한 탄소질 콘드라이트 운석을 극히 적은 핵산 염기를 검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조사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세 운석에서 검출되지 않은 시토신과 티민을 포함한 DNA와 RNA에 포함된 5가지 모든 핵산 염기가 처음으로 동시에 확인됐다"며 "더욱이 DNA나 RNA의 이중 나선 구조를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염기쌍도 탄소질 콘드라이트에서 처음 관찰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탄소질 콘드라이트에 포함된 핵산 염기는 생명과 연관성이 기대되는 화합물"이라며 "이번에 검출된 핵산 염기 중 적어도 그 일부는 수소 분자나 티끌을 포함한 성간 분자 구름의 광·화학 반응에 의해 태양계가 형성되기 전 생성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운석에 포함된 핵산 염기가 어떻게 생성됐는지, 또한 초기 지구로 날아든 뒤 어떻게 핵산을 형성하는 재료가 됐는지 이해하는 데 이번 발견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