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00년 전 미라화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이집트 귀부인의 얼굴이 복원됐다.

폴란드 바르샤바 미라 프로젝트(The Warsaw Mummy Project)는 30일 공식 채널을 통해 임신부로 추정되는 고대 이집트 상류층 여성의 얼굴 복원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미라는 2000년 전 숨진 고대 이집트 왕가와 관련된 여성으로 추측돼 왔다. 죽을 당시 아이를 가졌을 가능성이 제기돼 고고학자들의 관심을 모았는데, 바르샤바 미라 프로젝트가 두개골 형상으로 얼굴 특징을 뽑아내 생전 얼굴 복원을 시도했다.

복원된 '수수께끼의 귀부인' 얼굴 <사진=바르샤바 미라 프로젝트 공식 홈페이지·Hew Morrison>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이번 작업을 통해 완성된 얼굴이 망자의 정확한 초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런 시도들은 고대 이집트인의 삶을 엿보는 동시에 당시 문화를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인간의 뼈, 특히 두개골에는 얼굴에 대한 정보가 많이 포함돼 있지만 오래된 미라의 경우 정확한 복원은 어렵다”며 “다만 해부학적 분석을 토대로 하는 작업이기에 원래 얼굴의 특징이나 균형 등은 그럴듯하게 묘사되는 편”이라고 전했다.

여성의 미라가 ‘수수께끼의 귀부인(Mysterious Lady)’으로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발견된 장소가 고대 이집트의 번성한 도시 테베의 왕릉이었는데, 19~20세기에는 남성으로 여겨졌다가 이후 연구를 거듭하면서 기원전 1세기 사망한 20~30대 여성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라의 정밀 조사 및 두개골 분석을 통한 얼굴 복원 과정 <사진=바르샤바 미라 프로젝트 공식 홈페이지>

더욱이 지난해 엑스레이와 CT 검사에서 미라의 하복부에서 태아로 추정되는 일종의 덩어리가 발견돼 고고학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만약 실제 아이라면 최초의 고대 이집트 임신부 미라가 된다.

미라가 임신부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학계 주목을 끌기 위해 부풀려진 이야기라고 비판하는 학자도 적잖다. 당장 결론을 내릴 만큼 충분한 증거나 자료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바르샤바 미라 프로젝트는 ‘수수께끼의 귀부인’이 고대 이집트 임산부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망자를 미라로 만드는 것은 극진한 예우로, 그 배경에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애도하는 근친자의 애정이 깔려 있다”며 “엄마와 아이가 뜻하지 않게 죽음을 맞이한 비극적 상황에 망자의 가족은 합장 형태로 둘을 그대로 미라화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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