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실행이 다가오면서 달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달은 지구의 유일한 위성이고 달의 인력으로 두 천체의 거리가 유지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는데, 지구 세차운동의 영향으로 달과 거리가 점차 멀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NASA에 따르면, 현재 지구와 달의 거리는 약 38만㎞지만 지금으로부터 대략 25억 년 전에는 약 32만㎞로 6만㎞ 더 가까웠다. 지구와 달 사이가 점차 떨어졌다는 이야기로, NASA는 매년 약 3.8㎝가량 두 천체가 멀어지고 있다고 본다.

이런 사실은 퇴적층 조사에서 밝혀졌다. NASA의 학자들은 호주 카리지니 국립공원의 조프리 폭의 퇴적층 분석에서 지구와 달의 거리가 멀어졌음을 알아냈다. 약 25억 년 전의 퇴적층을 확인할 수 있는 조프리 폭포는 기후 변화 양상이나 지진 추이 등 지구의 과거사를 들여다보는 일종의 나이테다.

달의 인력은 지구를 잡아당기지만 지구 세차운동 때문에 두 천체 거리는 점차 멀어져 왔다. <사진=pixabay>

NASA 관계자는 "조프리 폭포의 퇴적층을 통해 지구의 과거 기후 변화를 조사했더니, 태양빛 복사량 변화가 감지됐다"며 "지구에 닿는 태양빛 복사량은 지구 자전축과 공전궤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지구의 세차운동 주기 등을 추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세차운동이란 한 회전체의 회전축이 움직이지 않는 어떤 축의 둘레를 도는 현상이다. 지구의 세차운동은 달과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이를 활용하면 지구 공전 궤도의 형태는 물론 두 천체의 거리 정보도 알 수 있다.

NASA 관계자는 "분석 결과 약 25억 년 전에는 지구 자전축이 1만1000년 주기로 움직여 현재의 2만1000년보다 짧았음을 알게 됐다"며 "여기서 지구와 달의 거리를 계산하면 현재보다 6만㎞ 더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과 거리가 점점 멀이지면 지구의 하루는 24시간보다 짧아지게 된다. <사진=pixabay>

학자들은 달의 인력은 지구를 잡아당기지만 이 힘이 감소하면서 두 천체가 멀어진 영향도 있다고 본다. 주목할 점은 이렇게 되면 하루의 길이도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지구가 한 번 자전하는 데 걸리는 24시간이 현재 하루의 길이인데, 25억 년 전에는 하루가 17시간으로 훨씬 짧았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바꿔 생각하면 달과 거리가 점점 멀이지므로, 먼 미래에는 지구의 하루가 24시간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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