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실행이 다가오면서 달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달은 지구의 유일한 위성이고 달의 인력으로 두 천체의 거리가 유지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는데, 지구 세차운동의 영향으로 달과 거리가 점차 멀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NASA에 따르면, 현재 지구와 달의 거리는 약 38만㎞지만 지금으로부터 대략 25억 년 전에는 약 32만㎞로 6만㎞ 더 가까웠다. 지구와 달 사이가 점차 떨어졌다는 이야기로, NASA는 매년 약 3.8㎝가량 두 천체가 멀어지고 있다고 본다.
이런 사실은 퇴적층 조사에서 밝혀졌다. NASA의 학자들은 호주 카리지니 국립공원의 조프리 폭의 퇴적층 분석에서 지구와 달의 거리가 멀어졌음을 알아냈다. 약 25억 년 전의 퇴적층을 확인할 수 있는 조프리 폭포는 기후 변화 양상이나 지진 추이 등 지구의 과거사를 들여다보는 일종의 나이테다.
NASA 관계자는 "조프리 폭포의 퇴적층을 통해 지구의 과거 기후 변화를 조사했더니, 태양빛 복사량 변화가 감지됐다"며 "지구에 닿는 태양빛 복사량은 지구 자전축과 공전궤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지구의 세차운동 주기 등을 추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세차운동이란 한 회전체의 회전축이 움직이지 않는 어떤 축의 둘레를 도는 현상이다. 지구의 세차운동은 달과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이를 활용하면 지구 공전 궤도의 형태는 물론 두 천체의 거리 정보도 알 수 있다.
NASA 관계자는 "분석 결과 약 25억 년 전에는 지구 자전축이 1만1000년 주기로 움직여 현재의 2만1000년보다 짧았음을 알게 됐다"며 "여기서 지구와 달의 거리를 계산하면 현재보다 6만㎞ 더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자들은 달의 인력은 지구를 잡아당기지만 이 힘이 감소하면서 두 천체가 멀어진 영향도 있다고 본다. 주목할 점은 이렇게 되면 하루의 길이도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지구가 한 번 자전하는 데 걸리는 24시간이 현재 하루의 길이인데, 25억 년 전에는 하루가 17시간으로 훨씬 짧았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바꿔 생각하면 달과 거리가 점점 멀이지므로, 먼 미래에는 지구의 하루가 24시간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