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 개그맨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도 나름의 정의가 있다고 발언, 시청자 비난이 쏟아졌다.

개그콤비 ‘바쿠쇼몬다이(폭소문제)’ 멤버 오타 히카리(57)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 ‘선데이 재팬’ 20일 방송에서 중의원 출신 탤런트 스기무라 타조(42)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스기무라 타조는 일본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제재하는 것이 옳은지 의문을 표했다.

그는 “G7 국가들과 협력해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는 일본 입장이 올바른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아시아 속의 일본, 세계 속의 일본이 된 지금 과연 전쟁 중인 두 나라 중 한쪽을 편드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러시아를 압박하고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이 외교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국민들은 의문을 가져야 한다”며 “인도처럼 오히려 철저하게 중립을 지키는 자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푸틴에게도 정의가 있다고 발언, 논란을 일으킨 일본 개그맨 오타 히카리 <사진=오타 히카리 인스타그램>

스기무라 타조의 말에 오타 히카리도 적극 찬동했다. 그는 “언제부턴가 ‘불쌍한 우크라이나 힘내라’는 분위기가 돼 버렸다”며 “어느 한 쪽이 압도적인 정의 같은 건 없다. 푸틴에게도 나름의 정의가 있다”고 발언했다.

오타 히카리는 “우크라이나의 형편이 확실히 딱하고 푸틴이 나쁜 건 틀림없다”면서도 “전쟁 중인 두 나라 가운데 일본이 한쪽 편을 들며 가담하는 건 상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과 SNS에는 오타 히카리의 발언을 꼬집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40대 주부는 “민간인 아이까지 학살하는 게 푸틴의 정의인가”라며 “오타 히카리가 현 상황을 과연 제대로 짚고 이야기한 건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10대 학생이라고 밝힌 시청자는 “지금껏 전쟁을 일으킨 수많은 사람들은 자기만의 명분을 만들려 했다”며 “푸틴이 일으킨 이번 전쟁은 쥐어짜낼 명분조차 없는 명백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수필가이자 만담가로도 활동해온 오타 히카리는 사회와 정치, 국제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드러내 종종 논란이 됐다. 특유의 직설적 화법에 팬도 제법 있지만 한때 살인 예고를 받을 정도로 안티가 많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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