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평범한 농가 지하에서 약 1000년 전 바이킹이 묻은 값진 유물들이 대량 발굴됐다. 사후 세계와 부활을 믿은 바이킹 전사들이 나중에 되찾기 위해 많은 보물을 묻은 것으로 고고학자들은 추측했다.

북유트란트박물관은 7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옥수수밭에서 금속탐지기를 작동시킨 소녀가 우연히 발견한 바이킹 은화 약 300개와 진귀한 유물들을 공개했다.

은화가 발견된 곳은 트렐레보르 바이킹 유적지에 자리한 원형 궁전(Viking ring castles)에서 약 8㎞ 떨어진 마을이다. 부모가 경작하는 옥수수밭에서 금속탐지기를 사용한 소녀는 십자가가 각인된 약 1000년 전 은화와 스코틀랜드 및 아일랜드 원정에서 바이킹이 탈취한 것으로 보이는 보석, 장신구를 다수 발굴했다.

덴마크 트렐레보르 바이킹 유적지 인근 옥수수밭에서 발견된 은화. 약 1000년 전 것으로 십자가가 선명하게 각인됐다. <사진=북유란트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박물관에 따르면, 땅에 묻혔던 유물 중에는 아랍과 게르만 민족들이 사용한 동전과 스코틀랜드 및 아일랜드 장인들이 세공한 보석 장신구, 은반지도 포함됐다.

고고학자들은 이중에서 십자가가 새겨진 동전에 주목했다. 바이킹이 통용한 초기 동전에는 십자가가 새겨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바이킹을 포함한 덴마크 지역민이 기독교를 받아들인 과정을 보여줄 수 있다고 학자들은 기대했다.

또한 학자들은 이번 발굴은 바이킹 전사들이 전리품을 땅이나 바다에 매장한 풍습이 있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바이킹은 전투 중이나 나중에 묻은 전리품과 보물을 죽은 뒤 모두 되찾을 수 있다고 믿었다"며 "이를 의미하는 문구가 비석이나 고문헌 일부에서 발견됐는데, 딱히 증거가 없었다"고 말했다.

사후 세계와 부활을 믿은 바이킹 전사들은 수많은 보물을 땅과 바다에 묻으면 나중에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진=pixabay>

이 관계자는 "바이킹은 다음 전투에도 이기게 해달라고 신에게 빌며 보물을 땅과 바다에 묻었을 것"이라며 "죽은 뒤 전사가 영혼이 되면, 그간의 공적을 인정받아 신에게 바친 보물을 다시 소유하게 된다고 바이킹들은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학자들에 따르면, 은화와 보물들이 만들어지고 통용된 약 1000년 전은 바이킹에게 있어 격동의 시대였다. 이 무렵 바이킹의 우두머리들은 지배권을 놓고 격렬하게 다퉜고, 암살자와 도둑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 때문에 일부 바이킹 고위층이 보물을 땅에 묻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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