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을 즐기면 공복감이 오히려 늘고 살찌기 쉬운 구조로 지방조직이 변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브리검앤우먼스병원은 4일 국제 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소개된 논문에서 야밤에 식사하면 공복감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소비열량이 줄고 지방조직 분자까지 변한다고 지적했다.

야식은 체지방을 늘려 다양한 질병을 야기하는 악습관 중 하나다. 이는 이미 입증된 사실인데, 이번 연구는 야식 자체가 체중을 불리는 메커니즘 규명 차원에서 이뤄졌다.

연구팀은 피실험자를 모집하고 식사와 운동, 수면 등을 엄격히 관리해 늦은 시간 식사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25가 넘어가는 비만한 성인 16명으로만 구성됐다.

야식과 사람들 이야기를 엮어 인기를 모은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 <사진=TBS '심야식당' 공식 스틸>

피실험자들은 조사 효율을 올리기 위해 실험 기간 연구소 안에서만 지냈다. 연구팀은 이들을 보통 시간에 식사하는 그룹, 이보다 4시간 늦게 식사하는 그룹으로 구분했다.

다만 연구팀은 두 그룹의 식사량이나 수면 시간, 운동 내용 등은 똑같이 지키도록 했다. 이런 상태로 며칠 지내는 동안 피실험자들의 식욕과 소비 칼로리, 혈액, 지방조직 등을 정기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식사시간이 늦을수록 공복감이 점점 커졌다. 조사 관계자는 “밤늦게 식사한 사람들은 음식으로 배가 차면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를 소비하는 호르몬 렙틴 분비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전했다.

건강한 체형 유지를 위해서는 운동이 필요하지만 야식을 멀리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사진=pixabay>

이어 “늦은 시간 식사는 칼로리 연소도 억제했다. 지방조직의 유전자를 발현시켜 지질 형성을 촉진하는 동시에 지방 분해를 방해하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야식이 비만을 야기하는 생리학적·분자생물학적 구조를 확인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두 요소 사이의 연관성을 들여다보면 뚱뚱한 사람들의 효과적인 체중 감량 방법이나 비만 예방법을 고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비만은 몸에 필요 이상의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단순한 체형이 아닌 건강을 해치는 심각한 질병으로 규정한지 오래다. 실제로 비만은 고혈압과 당뇨병 등 무서운 합병증을 유발한다. 2021년 기준 세계 비만 인구는 최소 6억5000만 명에서 최대 10억 명으로 추산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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