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가스’를 이용해 외계 생명체를 탐색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 연구팀은 4일 미국 천체물리학회지 ‘The Astrophysical Journal’에 소개된 논문에서 웃음가스를 활용한 외계 생명체 탐색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웃음가스는 질소 산화물의 하나인 아산화질소(N₂O)다. 주로 병원에서 외과수술 시 마취에 활용한다. 연구팀은 만약 대기나 지표면 구성이 지구와 비슷한 행성에 생물이 존재한다면 아산화질소가 생성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생물이 아산화질소를 생성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물고기를 예로 들면 이해가 쉽다”며 “수조 속 물고기는 물을 갈아주지 않으면 죽는데, 이는 물고기가 배출한 암모니아를 미생물이 분해하면서 수중에 질산염이 쌓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다에서도 수조와 같은 원리로 질산염이 생성되지만 환경 차이 때문에 아산화질소로 곧 변환되고 대기로 유출된다”며 “대기에 아산화질소가 포함됐다는 것 자체가 바이오 시그니처(생물의 존재를 나타내는 표시나 증거)인 셈”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아산화질소는 외계 생명체를 탐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바이오 시그니처의 하나로 인정된다. 다만 중요시되지 않은 이유는 아산화질소가 천둥 등 기상 현상에 의해서도 생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멀리 떨어진 행성의 대기에서 아산화질소를 검출하는 것 자체도 어렵다. 특히 생명이 풍부한 지구조차 아산화질소량이 그리 많지 않아 다른 행성에서 검출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현재 지구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아산화질소의 양보다는 시기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우주 생물학자들이 간과하는 것은 지구의 바다가 더 많은 양의 아산화질소를 방출하던 시기가 일찍이 있었다는 사실”이라며 “우주 어딘가에 당시 지구와 같은 상황의 외계행성도 존재할 가능성은 얼마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외계 생명체 탐사에 있어 행성뿐 아니라 이들이 공전하는 항성의 특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색왜성 같은 다양한 항성이 내뿜는 빛의 스펙트럼은 태양에 비해 아산화질소 분자를 덜 분해하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런 요소들을 고려할 때 비록 먼 행성이라도 검출할 수 있을 정도의 아산화질소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주의 생명체를 찾는 학자들은 지금부터라도 아산화질소 같은 덜 주목받아온 바이오 시그니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가장 진보한 관측 장비로 평가받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트라피스트-1(TRAPPIST-1)’ 상성 데이터에 기대를 걸었다. 지구에서 약 40광년 거리로 비교적 가까운 이 적색왜성은 무려 7개나 되는 지구형 행성이 딸린 것으로 밝혀졌다. 학자들은 이들 행성 중에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