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 사상 두 번째로 먼 퀘이사에서 종족III(population III) 항성의 폭발 잔해로 추정되는 정보가 확인됐다.

일본 도쿄대학교 요시이 유즈루 교수 연구팀은 우주 탄생 직후인 131억년 전 존재한 퀘이사 ‘ULAS J1342+0928’ 분석 과정에서 종족III 항성의 잔해 정보를 파악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 하와이 제미니 북망원경에 설치된 근적외선 분광기(GNIRS)를 사용, 이 퀘이사에 포함된 원소 비율을 스펙트럼 분석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마그네슘이 철의 10% 이하 비율로 포함된 것을 알아냈다. 이 비율은 종족III 항성의 쌍불안정형 초신성(pair-instability supernova) 폭발로 야기되는 것으로 추측돼 왔다.

종족III 항성은 초기 우주의 비밀을 품은 천체로 여겨진다. 탄생 직후 우주는 수소와 헬륨으로 가득했고, 이보다 무거운 원소는 항성 내부 핵융합이나 중성자별 합체 등으로 생성된 뒤 우주로 흩어졌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수소와 헬륨으로만 이뤄진 항성이 종족III이며, 그 질량은 태양의 150~300배라고 학자들은 보고 있다.

초기 우주에 생성된 종족III 항성의 상상도 <사진=미국 국립과학재단(NSF) 국립광학적외선천문학연구소 (NOIRLab)공식 홈페이지>

최초의 항성이 언제 탄생했는지 불확실하지만 우주 생성으로부터 약 1억 년 뒤라는 가설이 유력하다. 우주 탄생의 신비를 풀 열쇠 종족III 항성을 제대로 연구하려면 엄청나게 먼 우주를 관측해야 하며, 성공 가능성도 낮다.

특히 종족III 항성은 수백만 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폭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성으로 존재하는 기간이 짧으므로 관측이 어렵기 때문에 학자들은 실체보다 폭발 뒤 흔적에 주목한다. 종족III 항성을 포함, 태양의 130~250배 질량을 가진 항성들은 초신성 폭발보다 어마어마한 쌍불안정형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이번에 검출된 원소 비율을 과거 실시된 퀘이사 관측 데이터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철과 마그네슘의 비율은 종족III 항성이 퀘이사 ‘ULAS J1342+0928’ 안에 한때 존재했을 경우 성립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 관계자는 “핵융합 반응이 시작된 종족III 항성 내부는 감마선 방사압이 중력에 의해 항성을 수축하는 힘과 맞서는 상태”라며 “핵융합의 근원이 되는 원소가 고갈되고 감마선 복사가 약해지면 항성 외층은 내부로 쪼그라든다”고 설명했다.

퀘이사의 상상도 <사진=미국 국립과학재단(NSF) 국립광학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 공식 홈페이지>

이어 “항성 핵융합 반응에 의한 감마선은 내부가 뜨거울수록 에너지가 높다. 감마선 에너지가 높으면 자주 원자핵과 충돌, 항성 내부 온도는 더욱 상승하고 감마선 에너지도 그만큼 커지는 상호작용이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항성 원자핵에 파장이 짧은 감마선이 닿으면 양성자와 중성자가 방출, 중력에 저항하기 위한 압력이 감소하면서 항성 핵이 찌그러지고 핵융합 반응이 폭주한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항성을 통째로 날려버리기 충분하며 중심부에서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이 형성되기 전에 폭발해 버린다. 특히 태양의 250배 넘는 질량을 가진 항성은 빛 붕괴라는 극단적 폭발을 일으킨다고 추측된다.

조사 관계자는 “쌍불안정형 초신성 폭발 정도라면 항성에 포함된 모든 물질이 우주 공간으로 방출될 것”이라며 “수소와 헬륨만으로 이뤄진 덩어리에서 시작해 핵융합 반응으로 생성된 원소 모두를 우주 공간에 뿌리는 종족III 항성의 잔해를 연구하면 우주의 특징적 원소 비율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종족III 항성이 우주에 뿌린 물질들이 대부분 다음 세대 항성의 재료로 재사용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봤다. 물질의 밀도가 낮은 곳에서는 종족III 항성의 잔해가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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