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 스트라이크'나 '파크라이' 같은 1인칭 슈팅게임을 하다 총격당했을 경우 플레이어가 실제 고통을 느낀다면 어떨까. 세계적인 가상현실(VR)회사 오큘러스의 창립자 팔머 럭키(29)가 이런 제안을 내놓았다.

럭키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죽음처럼 심각한 물리적 결과를 초래하는 비디오 게임의 개념은 SF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도리를 벗어난 것으로 간주된다"며 "모터스포츠나 다른 익스트림스포츠는 이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데, 왜?"라는 글을 올렸다.

SF영화 등에서는 모의전투 중 적에게 사살되면 온몸에 전류가 흘러 통증을 느끼는 장면이 흔히 나온다. 익스트림스포츠는 큰 부상의 위험을 감수하는 스릴 때문에 인기다. 하지만 만약 이를 게임에 적용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지 의심스럽다는 말이다.

2015년 타임지 표지 모델로 등장한 팔머 럭키 <사진=TIME>

게다가 이런 발언은 럭키가 VR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를 실제로 오큘러스에 도입할 경우 파급력은 대단할 것으로 보인다. 오큘러스는 세계 VR 헤드셋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며, 최신 모델 '오큘러스 퀘스트2'는 지난 2월 1차 판매에서 5분 만에 1만대가 매진됐다. 지난 12일 2차 판매에서도 2시간 만에 2000대가 완판될 정도로 국내에서도 인기다.

한술 더 떠 럭키는 지난 2017년 한 행사에서 "더욱 몰입감있는 VR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신경자극 임플란트(몸에 삽입하는 장치)의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논란을 불렀다. 당시 성인용 게임을 실험하며 인플란트 도입을 고려했던 럭키는 "장치를 이식할 의사를 찾기 너무 힘들다"며 농담이 아니었음을 알렸다.

VR헤드셋 <사진=pixabay>

게임개발자와 VR개발사가 더욱 몰입감있고 매력적있는 결과물을 만드려는 노력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국의 전문매체 퓨처리즘은 "왜 불구가 되거나 죽을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성취감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다. 풍부한 스토리와 뛰어난 그래픽으로는 안 되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또 "이 문제에 대해 당장 답을 내리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향후 오큘러스의 업데이트 발표를 자세히 살펴봐야할 이유가 생겼다"고 전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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