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국영방송사가 여배우의 드레스 앞트임에 손을 댔다가 뭇매를 맞았다.

중화권 매체 자신가(資訊咖)는 15일 기사를 통해 배우 징톈(경첨, 33)의 드레스 앞부분을 감쪽같이 수정한 중국 중앙방송총국(CMG)에 비난이 빗발쳤다고 전했다.

CMG는 단오절을 맞아 14일 밤 ‘단오호시절’을 방송했다. 문제는 프로그램을 예고하는 포스터 속 경첨의 사진. 경첨은 가슴 앞부분이 살짝 트인 우아한 하늘색 드레스를 착용했는데, CMG는 이 트임을 감쪽같이 가려 ‘가공’한 뒤 포스터에 실었다.

검열 전(왼쪽)과 후 징톈의 드레스 <사진=웨이보·CMG>

방송 직후 웨이보 등 SNS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단오호시절’을 접한 시청자들은 중국 정부가 예술을 지나치게 검열하고 억누른다고 개탄했다. 한 시청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드레스에 손을 대니 의도가 더 의심된다”고 혀를 찼다. 30대 여성 시청자는 “이 정도 트임을 합성했다는 건 국영방송사가 꼰대임을 인증한 꼴”이라고 비꼬았다.

중국 정부가 국민 문화 소비에 지나치게 관여한다는 비판은 전부터 제기됐다. 재킷 안에 흰색 티셔츠와 목걸이를 매치한 TFBOYS 출신 이양첸시(이양천새, 21)의 사진이 목 바로 아래까지 뒤덮는 검은색 티셔츠로 둔갑한 적도 있다. 영화와 드라마, 책, 음악은 물론 스타들의 의상까지 당국이 규제하는 건 문화를 퇴보시킬 뿐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CMG는 관영 CCTV 등이 포함된 중국 최대의 미디어그룹이다. 이번 논란에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 그 사이 시청자 항의가 계속 쏟아지면서 경첨의 드레스가 한때 웨이보 핫키워드 1위에 올랐다.

‘퍼시픽림: 업라이징’과 ‘콩: 스컬 아일랜드’ 등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한 경첨은 솔직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과거 생방송에서 쌍꺼풀 성형을 고백한 점을 못마땅하게 여긴 관영 방송사가 그의 옷을 일부러 검열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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