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해비터블 존(골디락스 존)에 자리한 외계행성 2개가 새로 발견됐다. 지구로부터 거리가 약 16광년으로 가까워 천문학계 관심이 집중됐다.

스페인 카나리아 천체물리학 연구소(IAC)는 15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구로부터 약 15.8광년 거리에서 항성 ‘GJ 1002’를 공전하는 외계행성 2개가 해비터블 존에 속한다는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GJ 1002’는 고래자리 방향의 적색왜성으로, 이번에 IAC가 특정한 외계행성은 ‘GJ 1002b’와 ‘GJ 1002c’다.

‘GJ 1002b’는 공전 주기가 약 10.3465일로 주성에서 거리는 약 0.0457천문단위(약 685만5000㎞), 최소 질량은 지구의 약 1.08배다. ‘GJ 1002c’의 경우 공전 주기는 약 20.202일이다. 주성으로부터 거리는 약 0.0738천문단위(약 1100만㎞), 최소 질량은 지구의 약 1.36배로 추측된다.

주성 GJ 1002(오른쪽)와 이를 공전하는 두 외계행성의 상상도 <사진=IAC 공식 홈페이지>

해비터블 존의 범위는 항성과 행성의 거리 등에 따라 다르다. ‘GJ 1002b’와 ‘GJ 1002c’는 주성 ‘GJ 1002’와 거리가 태양과 지구의 10분의 1도 안 될 정도로 가깝지만 주성 질량이 태양 대비 약 0.12배, 반경은 약 0.14배에 불과하고 표면 온도가 약 3024K(약 2750℃)으로 태양의 절반이어서 두 행성 공전궤도가 해비터블 존에 들어간다.

IAC가 두 외계행성을 특정하는 데 활용한 것은 스페인과 독일이 2016년 시작한 카르메네스(CARMENES) 서베이 관측 자료다. 도플러 분광법을 이용하는 이 프로젝트는 양국이 공동 운용하는 칼라 알토 천문대의 3.5m 망원경을 이용, 지구형 외계행성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지금까지 카르메네스 서베이를 통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행성 약 20개가 발견됐다. 

외계행성 탐사에 활용되는 도플러 분광법은 항성과 행성 사이의 움직임을 이용하는 트랜싯 법의 단점을 보완했다. 천체가 관측자 시선 방향에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시선속도(radial velocity)를 응용하는 도플러 분광법은 항성의 위치 변화로 행성의 존재를 추측한다.

주성을 공전하는 행성 사이의 녹색 고리가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해비터블 존(골디락스 존)이다. <사진=우주생물학 센터(Astrobiology Center)>

도플러 분광법은 외계행성의 공전에 따라 원을 그리듯 살짝 흔들리는 주성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외계행성을 간접 검출한다. 행성의 공전에 따라 주성이 요동치면 빛의 색깔은 주성이 지구에 접근하도록 움직일 때는 푸르게, 멀어질 때는 붉게 주기적으로 변한다. 이 방법을 통해 외계행성의 최소 질량도 구할 수 있다.

트랜싯 법의 경우 외계행성이 주성 바로 앞을 가로지를 때 생기는 주성 밝기의 희미한 변화로 외계행성을 간접 관측한다. 반복되는 트랜싯의 주기를 파악하면 외계행성의 공전 주기도 알 수 있다. 주성의 광도 곡선(시간 경과에 맞춰 변하는 천체의 광도를 표시한 곡선)을 기초로 외계행성의 직경이나 대기 유무 등 부가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다만 항성 앞을 가로지르지 않는 행성, 즉 항성과 지구 사이를 통과하지 않는 행성은 발견할 수 없다.

IAC는 “두 외계행성이 지구와 비교적 가까운 덕에 그 반사광이나 열방사 수준을 어렵지 않게 측정해냈다”며 “현재 ESO가 건설 중인 유럽 초대형 망원경(ELT)이 완성되면 ‘GJ 1002c’의 지각이나 대기 등을 보다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