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스누즈(snooze) 기능이 뇌 활동에 악영향을 준다는 최근 연구들을 정면 반박하는 실험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덴마크 스톡홀름대학교 연구팀은 22일 발표한 사독 전 실험 보고서에서 스누즈 기능이 사용자가 보다 쉽게 일어나도록 도와주며,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스누즈란 원래 선잠을 뜻하는 영단어로 스마트폰이나 시계의 자명종 기능을 의미한다.
스마트폰 스누즈 기능은 5분 또는 10분 뒤 알람을 간편하게 설정할 수 있다. 다만 2019년 스누즈 기능을 이용하면 뇌의 혼란을 가중시켜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비슷한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스누즈 기능의 부정적 영향이 대두됐다.
연구팀은 스누즈 기능이 인체에 주는 영향을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기획했다. 성인 남녀 1732명을 대상으로 스누즈 기능을 사용하는 빈도 등 아침 습관에 대해 조사했다.
피실험자 69%는 가끔 또는 그보다 자주 스누즈 기능을 사용하거나 복수의 알람을 설정한다고 답했다. 단 한 번의 알람에 일어날 뿐, 스누즈 기능을 전혀 쓰지 않는 사람은 16%였다.
연구팀은 스누즈 기능을 쓰는 이들의 수면의 질을 알아보기 위해 31명을 선별, 연구소에서 2박3일간 머물게 했다. 이들을 A와 B 그룹으로 나눈 뒤 A 그룹은 아침에 알람이 울리고 나서도 스누즈 기능으로 30분간 더 잠들도록 허용했다. 이때 알람은 두 번 더 울리도록 설정했다. B 그룹은 스누즈 기능 없이 알람 한 번에 일어나도록 했다.
그 결과 스누즈 기능을 즐겨 쓰더라도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는 없었다. 실험 관계자는 “A 그룹은 중간에 두 번 깼지만 30분 중에서 20분 이상 잠에 들었다”며 “이는 하룻밤 수면 시간의 합계에 스누즈가 미치는 악영향이 거의 없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게다가 스누즈를 사용한 이들은 잠에서 깬 직후 인지력 테스트 성적이 B 그룹보다 높았다”며 “일정 시간 동안 선잠을 유도하는 스누즈 기능은 두뇌 회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A, B 그룹의 타액 검사를 통해서도 스누즈 기능이 인체에 주는 악영향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스누즈 기능은 긴 시간 사용해 습관화된 사람에게만 효과가 있어 일정 기간 적응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