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아름다운 지형을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동영상이 우주 마니아들을 설레게 했다.

유럽우주국(ESA)은 10일 공식 채널을 통해 화성의 마리네리스 계곡(Valles Marineris)을 담은 3분50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동영상은 마리네리스 계곡 중에서도 유명한 일명 녹티스 미궁(Noctis Labyrinthus)의 웅장한 풍경을 보여준다.

SF 영화를 보는 듯 현장감이 넘치는 이 영상은 ESA의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가 촬영했다. 마스 익스프레스는 화성 적도를 따라 뻗은 길이 약 4000㎞의 거대한 마리네리스 협곡 중에서 서쪽으로 미로처럼 뒤엉킨 녹티스 미궁을 담아냈다.

화성 마리네리스 계곡 중 녹티스 미궁의 한 구간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ESA는 "밤의 미궁으로 불리는 녹티스 미궁은 태양계 내에서 가장 높은 화산으로 둘러싸여 있다"며 "수십억 년 전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 독특한 지형을 입체적으로 즐기는 건 아주 특별한 경험"이라고 전했다.

영상은 마스 익스프레스의 촬영 영상과 기존 화성 탐사선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조합해 완성됐다. 마리네리스 계곡은 폭 최대 200㎞에 깊이가 최대 7㎞에 달하는 변화무쌍한 지형으로 유명하다. 지구의 그랜드 캐니언과 비교하면 길이는 약 9배, 폭은 약 7배다.

ESA는 "마리네리스 계곡의 일부인 녹티스 미궁은 이름 그대로 미로처럼 깊게 깎아지른 비탈진 계곡이 뒤엉킨 복잡한 지형"이라며 "폭 최대 약 30㎞, 깊이 약 6㎞로 여전히 거대한 산사태가 협곡 벽의 일부를 붕괴시키고 대량의 모래를 계곡 바닥으로 운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계는 화성의 마리네리스 계곡에 대해 아직 많은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만큼 이번 영상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영상은 이 계곡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지 고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학계는 기대했다.

ESA는 "마리네리스 계곡은 지표에 가까운 지하에 대량의 물(얼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화성 탐사 위성 트레이스 가스 오비터(trace gas orbiter, TGO)에 의해 확인됐다"며 "이 지역은 화성의 가장 높은 화산 올림포스나 기타 산과도 가까워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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