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독자 우주정거장(CSS) ‘톈궁’이 완성을 앞둔 가운데 마지막 모듈을 탑재하고 발사된 ‘창정 5호B’ 로켓의 잔해가 4일 지구에 떨어질 전망이다. 길이 30m가 넘는 대형 로켓인 만큼 중국의 우주개발 방식을 두고 책임 논란이 재점화됐다. 

미국 에어로스페이스는 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31일 ‘멍톈’ 실험 모듈을 싣고 발사된 ‘창정 5호B’ 로켓의 코어 스테이지가 4일 오후 지상에 낙하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코어 스테이지의 재진입 시기는 4일 오후 8시20분(한국시간) 전후 약 3시간이다. 타이밍 상 중간에 떨어질 경우 남태평양 상공에서 코어 스테이지가 재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에어로스페이스는 예상했다.

미국 우주개발 기관 에어로스페이스가 예측한 중국 대형 로켓 '창정 5호B'의 코어 스테이지 낙하 지점 <사진=에어로스페이스 공식 홈페이지>

로켓의 일부가 지구 대기권에 다시 들어오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 다만 로켓 발사 후 낙하하는 것은 크기가 작은 2단 이후의 추진체가 일반적이다.

길이 33m, 지름 5m에 달하는 ‘창정 5호B’ 로켓의 코어 스테이지가 떨어지는 것은 독특한 구조 때문이다. 로켓 전체가 1단으로 구성되고 부스터 4개 붙는 형식이기 때문에 소형 유인 우주선이나 위성 등 페이로드를 코어 스테이지가 직접 지구 궤도에 투입한다. 페이로드를 사출한 코어 스테이지는 지구 궤도에 남아 있다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한다.

특히 큰 문제는 로켓의 제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에어로스페이스는 "‘창정 5호B’의 코어 스테이지가 제어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할 경우 지상이나 해상에 59t의 타다 남은 부분이 낙하할 가능성이 있다"며 "발사한 뒤 매번 이런 방식으로 로켓이 지구에 떨어지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벌써 여러 차례 잔해를 지상에 떨군 '창정 5호' 로켓 <사진=중국국가항천국(CNSA) 공식 홈페이지>

‘창정 5호B’ 로켓의 코어 스테이지는 지난 2020년 5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2021년 5월 인도양 몰디브 제도 인근에 떨어졌다. 올해 7월에는 필리핀 팔라완 섬 인근에 타다 남은 코어 스테이지 파편이 낙하해 각국 우주개발 기관들의 반발을 샀다.

에어로스페이스는 “2020년 5월 발사 당시 지상 건물에 피해가 발생했다”며 “올해 7월에는 보르네오섬 인근에서도 모듈 발사에 사용된 ‘창정 5호B’의 파편 일부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달 31일 자체 우주정거장 ‘톈궁’을 완성할 두 번째 실험 모듈 ‘멍톈’을 발사했다. 이 모듈은 발사 다음 날인 지난 1일 ‘톈궁’의 코어 모듈에 도킹했다. 3일 좌현 도킹 포트 이설이 진행되면 중국산 우주정거장의 주요 모듈 조립이 모두 끝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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