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용자의 보행 속도를 2배 넘게 올려주는 신발이 등장했다. 정확히는 신발에 부착하는 인라인스케이트를 닮은 보조 장비로, ‘문워커(Moonwalkers)’라는 그럴듯한 이름이 붙었다.

미국 피츠버그에 자리한 로봇 스타트업 시프트 로보틱스(Shift Robotics)가 내놓은 ‘문워커’는 보통 사람의 보행 속도를 무려 250% 향상시킬 수 있는 전동 보행 보조 기구다.

‘문워커’는 센서와 구동계, 인공지능(AI)을 결합했다. 바퀴 굴림을 통해 평지를 보다 빠르게 이동하다가 동작 잠금 기능을 활용, 계단을 미끄러짐 없이 오르내릴 수 있다. AI가 보행자의 걸음을 분석, 최적화된 속도를 계산한다. 

인라인스케이트를 닮은 보행 보조 장치 문워커 <사진=Shift Robotics 공식 홈페이지>

모터가 달린 바퀴들로 구성된 ‘문워커’는 어떤 신발에도 부착 가능하다. 인라인스케이트처럼 한쪽에 바퀴 10개가 붙어있고 이중 8개가 300W급 브러시리스 모터와 연결돼 회전한다. 일반 운동화처럼 착용자가 두발로 걸으면 일정량의 바퀴 굴림을 지원해 보행속도를 높여주는 구조다.

‘문워커’의 최고 속도는 안전 문제로 시속 11㎞에서 제한된다. 일반 성인의 보행속도가 시속 4~6.4㎞인 점을 감안하면 보통 걸음보다 2배 넘게 보행속도가 올라가는 셈이다. 

회사는 보행에 맞춰 AI가 속도를 자동 조정하므로 사고 우려는 없다는 입장이다. 모터 때문에 한쪽 무게가 약 1.9㎏으로 가볍지 않은 점은 인정했지만 바퀴 굴림으로 보행에 드는 힘을 줄여 그다지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센서와 AI를 조합한 바퀴 잠금 기능은 계단에서 자동으로 바퀴굴림을 멈춰준다. <사진=Shift Robotics 공식 홈페이지>

센서들을 통해 수집된 착용자의 보행 데이터는 AI가 분석·학습한다. 이를 통해 기어 박스가 보행에 맞춰 속도를 자동 조정한다. 착용자가 내리막길을 걸을 때는 동작 감지에 따라 속도를 줄여준다. 

착용감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발끝의 관절 같은 부분은 일반 신발만큼 구부러지기 때문에 의외로 자연스럽고 걷기 편하다”며 “바퀴를 언제 어디서나 필요에 따라 잠글 수 있어 계단이나 불규칙한 지형에서도 얼마든 사용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기계학습 알고리즘에 의해 착용자가 발걸음을 멈추면 바퀴도 자동 정지하기 때문에 브레이크가 필요하지 않다”며 “다시 걷기 시작하면 그에 맞춰 바퀴도 적당한 속도로 다시 돌아 가속을 돕는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가격과 구동시간이다. ‘문워커’는 한 켤레에 무려 1399달러(약 200만원)다. 수백만 원 하는 신발을 취미 삼아 모으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일반 소비자에게는 엄청나게 부담되는 가격이다. 1회 충전으로 약 10㎞를 갈 수 있는 배터리 성능도 모든 소비자가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화제성이 높은 ‘문워크’는 최근 킥스타터 공개 당시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당초 목표했던 크라우드 펀딩 목표액 9만 달러(약 1억2700만원)의 두 배 가까운 자금을 모았다.

회사는 ‘문워커’의 경량화와 함께 충전시간을 늘리기 위한 연구개발을 계속할 방침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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