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부 지역의 민가가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불타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밤하늘을 가르는 빛을 봤다는 목격자가 이어지면서 운석 또는 소행성 충돌 가능성이 제기됐다.

캘리포니아 소방대 네바다-유바-플레이서 지부는 6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4일 오후 7시(한국시간 5일 정오) 무렵 네바다 주 민가가 화염에 휩싸여 전소했다고 발표했다. 소방대원들에 따르면 불을 끄기까지 무려 4시간이 걸렸다.

지부가 공개한 사진은 출동한 소방대가 민가에 붙은 불을 진화하는 과정들을 담았다. 소방대원들은 화재 직전 깜깜한 상공을 주황색 빛 덩어리가 갈랐다는 복수의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일부 주민은 이 빛을 ‘불붙은 농구공’이라고 표현했다.

경찰은 사고 지역 인근을 지나던 차량들의 블랙박스를 조사한 결과 목격담 속의 주황색 빛을 확인했다. 경찰과 소방대는 운석이나 소행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전문가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6일 캘리포니아 소방대가 공식 SNS에 게재한 네바다 민가 화재 현장 <사진=캘리포니아 소방대 네바다-유바-플레이서 지부 공식 트위터>

주민들은 문제의 빛이 격렬한 폭발음을 내며 집을 순식간에 파괴했다고 입을 모았다. 일반적인 자연재해나 폭탄보다 훨씬 맹렬한 기세로 화염이 뒤덮인 점에서 그간 접하지 못한 화재라는 주민이 많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불이 나던 무렵 황소자리 유성군이 절정을 맞았다. 이 유성군은 10월 중순에서 11월 하순까지 1개월 정도 나타나는데, 핼러윈 시즌 밤하늘을 밝게 수놓는다고 해서 ‘핼러윈 불덩어리’로 불린다.

전문가들은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유성이나 소행성 잔해가 만든 불덩이가 민가를 덮칠 확률은 4조 분의 1 정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사람이나 민가가 유성에 맞은 기록은 극히 드물다.

방송국에 제보된 운석으로 추정되는 물체 <사진=ABC7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CA man says meteor destroyed home after hearing a "big bang"' 캡처>

1954년 11월 30일 미국 앨라배마 주민 앤 호지스는 자택에서 낮잠을 자다 지붕을 뚫고 날아든 운석에 맞았다. 옆구리에 자몽 모양의 큼직한 타박상을 입었지만 목숨은 건졌다. 

1677년 이탈리아 북부 토르토나에서 수도승이 운석으로 추정되는 물체에 맞아 죽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1992년 8월 14일 우간다 음발레 지역에 사는 소년은 운석의 작은 파편에 맞았는데, 나무에 부딪히며 충격이 1차 흡수된 덕에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2009년 독일 에센에 사는 14세 소년은 등굣길에 격렬한 빛을 봤으며, 직후 운석에 맞았다고 주장했다. 소년의 팔에는 콩알 크기의 스친 화상 자국이 확인됐지만 실제 운석 낙하 여부는 현재까지 불분명하다. 2013년 2월 15일 러시아 첼랴빈스크 운석우 낙하는 부상자 1200명 이상, 재산 피해 300억원 이상 등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