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 수가 위험할 정도로 줄었던 동물들이 사람들의 노력으로 멸종 위기종 딱지를 떼게 됐다.

해외 비영리단체 굿뉴스네트워크는 28일 공지를 내고 야생동물 총 29종이 멸종위기종에서 해제됐다고 밝혔다. 현지 야생동물 학자들은 호주 정부가 생물다양성보호법(EPBC)에 따라 정한 동물 446종을 대규모 조사한 결과, 보호 대상 동물 중 29종을 멸종위기종에서 삭제했다.

호주는 수천만 년에 걸쳐 다른 대륙과 접점이 없었고 지리적으로 분리된 덕에 독자적 진화를 거듭한 동물들이 살고 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호주의 동물들도 여럿 사라졌고, 일부는 멸종위기를 맞았지만 정부 주도로 이뤄진 고유종 보호 활동이 성과를 냈다.

호주인들의 사랑을 받는 동부띠무늬반디쿠트 <사진=호주 빅토리아동물원 공식 홈페이지>

이번에 멸종위기종에서 지정 해제된 동물은 포유류 15종과 조류 8종, 양서류 4종, 파충류 1종, 어류 1종이다. 노란발왈라비(Yellow-footed rock-wallaby)를 비롯해 그레이터빌비(Greater bilby), 황금반디쿠트(Golden bandicoot), 태즈메이니아반디쿠트(Western barred bandicoot), 동부띠무늬반디쿠트(Eastern Barred Bandicoot), 서부주머니고양이(Western Quoll), 워터폴개구리(Waterfall frog), 그라울링청개구리(Growling grass frog), 회색알바트로스(Sooty albatross), 머레이 코드(Murray cod) 등 대부분 호주 고유종이다.

세계 각지에서 멸종위기 관심종으로 지정된 혹등고래(Humpback whale) 역시 이번 리스트에 포함됐다. 혹등고래는 극지방과 호주 등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니며 먹이 활동을 하고 산란한다. 어선이나 대형 선박의 스크루에 부상을 입거나 그물에 묶여 죽는 경우가 빈발한다.

호주 정부는 수십 년 전부터 멸종위기종 보호에 주력해 왔다. 대부분은 호주 이외의 어디에도 서식하지 않는 고유종이다. 더불어 호주 정부는 최근 수십 년간 외래 포식동물, 즉 생태계 교란종의 유입 문제도 신경 써 왔다. 

혹등고래는 호주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개체가 줄어드는 멸종위기종이다. <사진=pixabay>

굿뉴스네트워크 관계자는 "호주 정부는 미국처럼 정기적으로 보호종 관리 현황을 보고하는 국가는 아니다"면서도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룬 이번 성과에 많은 학자들이 주목하고 있으며, 이런 노력이 계속되도록 야생동물 보호와 관리, 연구를 법제화하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성과와 별개로, 일부에서는 아예 사라진 고유종을 과학 기술로 부활하는 활동도 펼쳐진다. 해외 바이오 벤처 콜로살 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호주 고유종 태즈메이니아 타이거 복원 프로젝트를 상당 수준까지 진행한 상태다. 호주 태즈메이니아 섬 고유종인 이 동물은 1800년대 양을 잡아먹는다는 소문에 마구잡이 사냥을 당한 끝에 씨가 말랐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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