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3D 프린터를 활용해 달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자동차나 항공기 부품부터 인공 장기, 식재료 등 온갖 것을 뽑아내는 3D 프린터는 우주 개발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 자리한 벤처 기업 아이콘(ICON)은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자사가 진행하는 월면기지 건설 프로젝트 ‘올림푸스’에 NASA가 5720만 달러(약 470억원)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3D 프린터로 월면기지를 조성하는 ‘올림푸스’ 프로젝트는 현재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을 진행하는 NASA가 전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조만간 달에 전진기지를 지어야 하는 NASA는 다양한 월면시설을 만들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을 물색해 왔다.
3D 기술을 개발하는 아이콘 사는 가벼우면서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를 3D 프린터로 뽑아낼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에 따른 책임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며 “인류에 전혀 다른 세계에서 생활할 기회를 제공하는 막중한 프로젝트를 반드시 완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ICON 사는 건자재부터 주거 모듈 아이디어, 부대시설 등 월면 기지에 대한 전반적인 아이디어를 NASA에 최종 전달할 계획이다. NASA는 이를 검토하고 달에 실제 적용 가능한지 판단, 이르면 2026년 달 표면에 진짜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기지 조성은 혼합한 건자재를 짜내 건물을 올리는 식으로 이뤄진다. 달의 환경에 견딜 소재를 3D 프린터로 반죽처럼 뽑아내 설계도대로 쌓아 올리는 공법이다. 상식적으로 달에 건물을 지으려면 철근이나 벽돌 등 다양한 소재가 필요한데, 이를 지구에서 달로 옮기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 아이콘은 3D 프린터를 달로 보내 현지 재료를 배합, 반죽을 뽑아 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NASA는 “3D 프린터 기술로 지상에 여러 건물을 건설해온 아이콘은 2020년 달에 3D 프린터를 보내 건자재를 현지 재료로 뽑는 올림푸스 프로젝트를 고안했다”며 “화성 콜로니 건설도 염두에 둔 이들의 공법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졌으며 비용이나 기술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라고 호평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