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00년 넘게 생존한 조개가 미국에서 발견됐다. 우리나라고 따지면 조선 순조 시대부터 생존한 셈이어서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플로리다 파나케이아 걸프 해양표본연구소(Gulf Specimen Marine Lab)는 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플로리다 앞바다에서 채취된 장수 조개를 소개했다.
이 조개는 북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끼대합조개(Littleneck Clam)다. 주로 식용으로 이용되는데, 실제로 발견자인 블레인 파커라는 남성 역시 조개나 전복을 넣고 푹 끓이는 미국식 수프 클램 차우더를 만들기 위해 조개를 채쥐 중이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새끼대합조개는 북미 대서양 쪽에는 흔하지만 플로리다 앞바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종"이라며 "조개에 해박한 발견자가 이를 이상하게 여겨 연구소로 찾아왔다. 분석 결과 새끼대합조개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발견자로부터 조개를 받아 든 연구소 전문가들은 크기가 약 15㎝, 무게가 1.2㎏인 점에 주목했다. 원래 새끼대합조개는 크기 10㎝, 무게 230g까지 자라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이 조개의 나이는 무려 214세로 추정됐다. 발견자는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과 같은 해 태어났다는 점에서 링컨이라고 이름 붙였다. 남성은 "특별해 보이는 조개를 도저히 수프로 끓일 수 없었다. 꾹 참기를 잘했다"고 웃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새끼대합조개가 플로리다 앞바다에서 발견된 점도 특이하지만, 같은 종에 비해 아주 크고 무게가 약 6배인 점은 정말 희한하다"며 "조개가 100년 이상 사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 종이 200년 넘게 생존한 것은 전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조개는 해양생물 중에서 거북이와 함께 수백 년을 사는 장수종으로 유명하다. 가장 오래 산 조개는 지난 2007년 아이슬란드 앞바다에서 발견됐는데, 추정 연령은 무려 507세였다.
남성은 진귀한 새끼대합조개를 혹시 반려용으로 키울 수 있는지 연구소에 문의했다. 아무래도 어렵다는 답변을 들은 남성은 결국 조개를 처음 발견한 플로리다 앞바다로 돌려보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