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행성 방위 프로그램 ‘DART(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가 지구촌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성공을 거뒀다. 2011년 프로그램 고안부터 목표물 특정, 우주선 발사, 소행성 타격까지 과정이 차질 없이 이어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미국 동부시간 26일 오후 7시14분(한국시간 9월 27일 오전 8시14분) ‘DART’ 우주선이 소행성 디모르포스(Dimorphos)를 정확히 타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골프 카트 크기의 ‘DART’ 우주선은 2만2500㎞ 속도로 날아가 약 163m 크기의 디모르포스에 충돌했다. 충돌 4시간 전부터 자동 모드로 전환한 ‘DART’ 우주선은 기체의 메인 카메라를 통해 소행성 접근 상황을 매초 촬영, 지구로 전송했다.

DART 우주선이 접근하며 점점 확대되는 디모르포스. 직후 타격이 성공하면서 카메라가 먹통이 됐다. <사진=NASA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DART's Impact with Asteroid Dimorphos (Official NASA Broadcast)' 캡처>

‘DART’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성공 직전까지 아주 작은 우주선이 소행성을 단번에 정밀 타격할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했다. ‘DART’ 우주선이 정해진 궤도와 속도를 유지하며 디모르포스에 아주 가까이 접근하자 순간 관제사들은 숨을 죽였다.

우주선의 카메라 시야에 들어온 디모르포스 소행성은 신비한 밝은 점으로 보이다 바위와 그늘진 지형을 드러냈다. 이후 우주선이 지표면에 충돌하면서 라이브 통신이 끊어지자 운영 센터에서는 일제히 박수가 터졌다.

NASA는 “‘DART’ 우주선은 소행성 정중앙에 명중했다”며 “프로그램 구상으로부터 11년, 본격적인 미션 시작으로부터 약 1년 만에 거둔 귀중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어 “인류는 우주에서 자연적인 천체의 운동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며 “영화 ‘스타트렉’이나 공상과학 소설에 등장하던 에피소드가 현실이 됐다”고 강조했다.

DART 우주선이 충돌 직전 카메라로 전송한 디모르포스의 표면. 이렇게 가까이서 디모르포스를 관측한 것은 당연히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지난해 11월 25일 ‘DART’ 우주선이 발사되자 인류는 최초의 행성 방위 프로그램에 주목했다. 미국 전기차 황제이자 민간 우주개발에 공을 들이는 일론 머스크(52)는 “(소행성 충돌로 멸종한)공룡들의 한을 풀어줘라”고 트윗했다. 

약 8개월 뒤인 지난 7월 27일, ‘DART’ 우주선은 광학 항법용 소행성 카메라(DRACO)를 이용해 디모르포스 전방 약 3200만㎞ 거리에서 쌍성계 소행성의 이미지를 촬영·전송했다. 이를 통해 지상 관제탑은 우주선이 정확한 궤도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고 확신했다. 

이 시점부터 NASA는 3주간 매일 5시간마다 얻은 우주선 관측 결과를 이용해 세 차례 궤도 수정을 진행했다. 그 결과 충돌 궤도의 오차를 줄일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 발사된 DART 우주선이 디디모스 쌍성계에 접근한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DART’는 지구 충돌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이나 혜성을 우주선 등으로 타격, 진행 방향을 비트는 물리적 시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천문학자들은 지금도 위성이나 지상 관측 장비를 동원해 지구에 근접하거나 충돌할 위험이 있는 천체들을 식별하고 있다.

특히 NASA는 지구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약 140m 크기의 소행성을 정기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아울러 태양계의 위험한 소행성을 찾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지구 근방 천체 탐사선(Near Earth Object Surveyor, NEO Surveyor)’이라는 새로운 우주 망원경도 개발하고 있다. ‘NEO Surveyor’의 본격적인 임무는 2026년까지 착수될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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