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각본가 겸 영화감독 로우 예(婁燁, 59)가 연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영화가 대만에서 값진 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중국 정부의 압력으로 본토에서는 상영되지 못해 영화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로우 예 감독의 '일부미완성영화(部未完成的電影, An Unfinished Film)'는 최근 열린 제61회 대만 금마장에서 최우수작품상 및 최우수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일부미완성영화'는 코로나19와 동성애 등 중국 정부가 극도로 쉬쉬하는 두 가지 요소를 다뤘다.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물을 직접 검열하는 중국 정부는 '일부미완성영화'를 대륙 내에서 개봉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일부미완성영화'를 연출한 로우 예 감독 <사진=금마장 공식 페이스북>

다큐멘터리 장편 '일부미완성영화'는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것으로 여겨지는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한 도시 봉쇄와 동성애를 그렸다. 금마장은 대만을 대표하는 영화제로, 지금까지 중국인 감독이 연출했으나 대륙의 극장가에 걸리지 못한 작품 여러 편이 상을 받았다.

중국 정부는 동성애에 대해 부정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2021년 배우 장저한(장철한, 33)과 꽁쥔(공준, 31)이 주연한 브로맨스 드라마 '산하령'은 동성애 요소를 다룬 작품으로 이례적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중국 정부가 그해 8월 장철한을 연예계에서 퇴출한 배경에 동생애 콘텐츠 척결 의도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에서는 상영이 금지됐지만 대만 금마장 최고상을 받은 '일부미완성영화' <사진=영화 '일부미완성영화' 공식 포스터>

이번 수상과 관련, 로우 예 감독은 "세계는 그 힘든 코로나 팬데믹을 함께 극복했다"며 "작품 제작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1997년까지는 동성애를 법으로 처벌했고 이후 법률상 범죄행위에서 제외했지만 당국은 활동가를 규제하고 언론이나 영상 제작자가 성소수자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막아왔다"고 설명했다.

로우 예 감독은 톈안먼(천안문) 사태를 다룬 2006년 다큐 영화 '이화원(頤和園)' 공개 당시에도 중국 당국의 탄압을 받았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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