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시작된 딸꾹질이 좀처럼 멈추지 않은 경험은 누구에게나 흔하다. 물을 천천히 마시거나 숨을 참는 방법이 추천되지만 개인차가 심해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 미국 텍사스대학교 연구팀은 아무리 해도 멈추지 않는 딸꾹질에 90% 효과를 보이는 신기한 빨대를 개발했다. 영어 알파벳 'L'을 닮은 이 빨대의 이름은 ‘HiccAway’다.

L자형 빨대의 비결은 횡격막과 미주신경 자극이다. 횡격막은 가슴과 배를 나누는 막으로 호흡에 관여하는 중요한 근육이다. 한의학에서는 가슴 쪽의 불편함이나 호흡곤란에 횡격막신경 자극 요법을 사용한다.

미주신경은 연수에서 시작되는 열 번째 뇌신경이다. 뇌에서 복부까지 타고 내려가며 뇌는 물론 폐나 심장, 소화기 등 주요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 이 신경이 손상되면 다양한 이상이 나타나는데 실신이 대표적이다. 미주신경 역시 호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딸꾹질에 효과적이라는 L자형 빨대 <사진=HiccAway 공식 홈페이지>

‘HiccAway’ 한쪽에는 입을 대고 빨아들이는 마우스피스가 달려 있고 그 밑에는 압력조절밸브 기능을 하는 캡이 부착됐다. 캡 때문이 일반 빨대보다 더 힘을 줘야 물이 빨려올라온다. 캡과 L자로 굽은 구조 때문에 횡격막신경과 미주신경이 상당히 자극되면서 딸꾹질이 사라지는 원리다.

연구팀 관계자는 “우리가 딸꾹질을 하는 원인은 횡격막 경련”이라며 “횡격막은 호흡에 관계되는 근육으로 평상시 신축되면서 숨 쉬는 것을 돕는데 경련을 일으키면 성대를 닫으면서 공기를 계속 들이마시려고 한다. 이 때문에 ‘힉’ 소리가 나는데 이게 바로 딸꾹질”이라고 설명했다.

월간 국제저널 ‘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따르면 ‘HiccAway’를 사용한 249명 중 92%가 딸꾹질 억제력을 확인했다. 이들 중 90%는 “민간요법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효과적”이라고 반응했다.

연구팀은 마땅한 도구가 없을 경우 딸꾹질에 유용한 과학적 조치도 알려줬다. 연구팀 관계자는 “좌우 검지를 양쪽 귀에 약간 세게 넣고 1분 정도 기다린다”며 “최대한 숨을 들이마시고 10초간 멈췄다가 다시 천천히 한계까지 숨을 내쉬기를 반복하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손가락을 이용해 혀가 약간 아플 때까지 30초에서 1분 정도 잡아당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다만 딸꾹질이 이틀 이상 지속되거나 다른 증상이 추가되면 다른 병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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